< 눈물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87)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 눈물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87)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공화당)과 마이크 혼다 연방 하원의원(민주당) 등 미 의회 의원 25명은 23일(현지시간)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며 연판장을 돌렸다.

이들은 “아베 총리는 역사를 직시하면서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공식 재확인하고 인정하라”는 내용의 연판장을 작성해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에게 전달했다. 연판장에 서명한 의원 25명은 민주당 17명과 공화당 8명이다.

미 의회 양당 의원들이 이런 초당파적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아베 총리가 오는 29일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미국에는 과거 전쟁행위 등을 사과하되, 한국 등 주변국에는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위안부 문제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주도해 온 이슈지만 로이스 위원장을 포함한 공화당 의원들도 이번 기회에 과거사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는 인식 하에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 초청으로 미국을 찾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7)는 이날 미 의회 레이번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역사의 산증인이 버젓이 살아 있는데도 아베는 계속 거짓말하고 있다”며 “아베는 내가 빨리 죽기를 바라고 있겠지만 아베의 사과를 받고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절대 못 죽는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나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는 제목으로 이 할머니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