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초등학생 '꿈나무' 선수들을 만나 축구가 아닌 '학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4일 경기 광명 광일초등학교에서 열린 광일초와 안양주니어FC와의 2015 대교눈높이 전국 초등 축구리그 경기에 앞서 양팀 선수들과 만났다.

그는 하나같이 대표 선수가 되겠다는 열망을 가진 꼬마들에게 '축구보다 학업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수차례 던졌다.

과거 독일축구협회에서 17세, 20세 이하 대표팀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그는 이 자리에서 "독일 축구의 수많은 유망주들이 선수로서 실패한 뒤 축구 외의 부분에서 준비가 되지 않아 인생에서도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축구보다 학업이 우선이다.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인생을 설계할 줄 알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7살 때 축구를 시작한 슈틸리케 감독은 학업과 축구를 병행하다 17살이 돼서야 프로를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그는 "나도 17살이 되기 전에는 성실히 학업에 집중했다"면서 "나중에 17∼18세 때 정말 재능이 있다는 판단이 들면 그 때 진로를 정해도 늦이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당장 어린 선수들이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는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아무리 뛰어난 유망주라고 할지라도 그가 정말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지도자는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고도 했다.

한 학생이 '축구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를 묻자 슈틸리케 감독은 기술이나 체력이 아닌 '축구장 안팎에서 현명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꼽았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으나 지금은 챔피언십(2부 리그) 위건 애슬레틱에서 뛰는 김보경을 예로 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보경의 위건행을 두고 '1보 후퇴'라고 보는 시각도 있으나 그는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현명한 판단을 내렸고 결국 대표팀에도 복귀할 수 있었다"면서 "그런 결정을 내릴 줄 아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명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