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답십리14구역(재개발) 등 조합이 정상 가동되는 151개 정비예정구역에 운영자금 지원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수유4-2구역(재건축) 등 28곳은 직권으로 해제한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의 ‘뉴타운·재개발 ABC 관리방안’을 22일 발표했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살아나는 주택경기에 활력을 더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라며 “갈 데는 빨리 가고 안 되는 곳은 빨리 접도록 하는 출구전략”이라고 말했다.

○융자금 30억원→50억원으로 늘려

서울시, 2단계 뉴타운 출구전략 발표…151곳 융자·용적률 인센티브 확대
시는 지난 3년간 뉴타운·재개발 지역 683곳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였다. 245곳(약 36%)은 주민 뜻에 따라 구역을 해제했다. 남은 483곳 중 추진 주체가 있는 327곳을 분석해 유형을 A(정상 추진), B(정체), C(추진 곤란)로 나눴다. 남가좌1구역(재건축) 등 A구역(151곳)에는 운영비 공공융자 한도를 기존 30억원에서 50억원(추진위원회 15억원, 조합 35억원)으로 66%가량 늘리기로 했다. 현재 대한주택보증과 협의 중이다.

공원녹지 확보 의무도 완화한다. 정비구역 5만㎡ 이하 사업은 녹지 확보를 면제하도록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바꿀 계획이다. 현재는 3만㎡ 미만도 가구당 2㎡ 이상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 종류도 다양화한다. 현재는 우수디자인, 지속가능건축구조, 신재생에너지 등 세 가지다. 여기에 빗물관리시설, 역사문화보존 등의 항목을 추가한다. 용적률 추가 허용폭(20%)은 변함없다. 시가 부담하는 임대주택 매입 비용도 현실화해 올리기로 했다.

○‘코디네이터’ 100여명 파견

문제는 주민 찬반 갈등,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 등으로 사업이 정체된 B구역(132곳)이다. 시는 변호사, 감정평가사, 건축설계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코디네이터’ 100여명을 파견해 갈등을 조정하고 사업정상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10개 지역에 우선 파견할 예정이다.

수유1-1구역(재건축), 삼선3구역(재개발) 등 C구역 1단계(직권해제 28곳)는 사업 추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10여년간 사업이 지지부진한 데가 많다. 수유 4-2구역은 2013년 1월 행위제한이 해제돼 신축 건물이 이미 31개나 들어섰다. 재건축 추진 주체(사무실)도 없다. 홍은동 411-3구역(재건축)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축 건물 42개가 들어서 있다. 시는 이런 곳이 일반 주거지로 전환돼 주택 개·보수, 신·증축이 이뤄지면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간 매몰 비용을 보전할 수 있게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는 주민 스스로 해제하는 추진위원회에만 시가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

C구역 2단계(16곳)는 주민 과반수 동의로 정비구역을 해산할 수 있는 내년 1월까지 의견수렴 상황을 지켜본 뒤 여의치 않을 경우 해제에 나설 예정이다. 해제 기준은 향후 조례로 명확히 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3년간 과다 지정된 뉴타운은 신기루 같았다”며 “투기 광풍이 낳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아직 진로가 결정되지 않은 구역을 맞춤 지원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