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을 신임 회장으로 내정한 농협금융지주가 본격적인 회장 선임 절차를 밟으며 긴장하고 있다. 경남기업 특혜 대출 의혹과 관련,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만난 대상에 김 내정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어서다.

22일 농협금융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24일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받는다. 심사를 통과하면 2년 임기의 농협금융 회장에 취임한다. 당초 농협금융은 김 내정자의 취업심사 통과를 자신했다. 새 회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와 주주총회 날짜를 27일로 미리 잡아뒀을 정도다.

하지만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이던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을 살리기 위해 정치권과 금융당국, 은행 고위층을 가리지 않고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농협금융도 긴장하고 있다. 김 내정자는 2011년 2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수출입은행장을 맡았다. 수출입은행은 김 내정자 재임 때를 포함해 지금까지 경남기업에 5200억원가량을 지원해줬고, 2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의 3차 워크아웃 신청 전인 2013년 9월 당시 수출입은행장이었던 김 내정자를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진 상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성완종 사태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금융권에선 김 내정자가 성 전 회장을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는 농협금융 회장 선임에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수출입은행장 자격으로 업무상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이었던 성 전 회장을 만난 것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