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지난 1분기 6000억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을 뿐 아니라 5600억원 수준인 증권사 전망치도 뛰어넘었다. 저금리 영향으로 신한은행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카드·증권 등 비(非)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은행권에선 1분기에도 신한금융지주가 총자산·당기순이익 등에서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 순익 1위 '질주'…1분기 6천억
○저금리에도 깜짝 실적

신한금융지주는 1분기에 영업이익 7530억원, 당기순이익 5921억원을 올렸다고 22일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은 0.6%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분기(3131억원) 대비 89.1% 늘었다. 총자산은 416조1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부실채권(NPL) 비율도 2.03%로 전분기(2.14%)보다 개선됐다.

1분기 실적 호조를 이끈 것은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비은행 계열사다. 신한금융지주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한 비중은 작년 1분기 32.8%에서 올 1분기 39.6%로 상승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신한은행은 저금리 기조 여파로 고전했다. 신한은행의 총자산은 1분기에 280조원으로 1년 전보다 8.2%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3899억원으로 8.3% 줄었다. 순이자마진(NIM)이 지난해 1분기 1.77%에서 올해 1분기 1.58%로 뚝 떨어졌다. 경남기업 등의 부실 여파로 대손충당금이 1년 새 572억원에서 2127억원으로 급증한 영향도 컸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펀드 판매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을 작년 1분기보다 84.8%나 늘렸지만 이자이익이 워낙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한카드는 당기순이익이 1년 새 9.5%(1412억원→1545억원) 늘었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해 1분기 267억원이던 순이익이 올해 488억원으로 82.8% 늘었다. 신한생명과 신한캐피탈의 1분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와 12.3% 증가했다.

○‘리딩뱅크’ 수성 무난할 듯

신한금융지주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1분기 리딩뱅크가 어디가 될지도 관심이다.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그룹 중 신한이 지난해 총자산과 순이익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수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신한금융지주의 ‘선두 수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이달 말 실적을 발표하는 KB금융그룹은 지난해 1분기 총자산 297조8006억원, 당기순이익 373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윤종규 회장 취임 이후 총자산을 늘리는 추세지만 신한금융지주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5000억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작년 1분기 총자산 336조6594억원, 당기순이익 3740억원을 올렸지만 올해 1분기 자산·순이익 규모는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말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하면서 지주회사에서 은행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000억원 초반대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그룹은 1분기에 총자산 396조690억원, 당기순이익 3738억원을 올렸다.

이태명/박한신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