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오창공장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LG화학 오창공장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신사업은 1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철저하고 용기 있게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이 꼽는 LG의 신성장동력은 크게 두 가지로 에너지 솔루션 사업과 친환경 자동차 부품이다. LG는 이 두 분야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계열사별 특성에 맞게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LG는 올해 연구개발(R&D)에 사상 최대인 6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R&D 투자를 늘려 제품 및 서비스 차별화, 융복합 기술 개발 강화 등 미래 준비에 나서는 것이다. 주요 투자 분야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마이크로그리드 등 에너지솔루션 기술, 전기차 배터리 등 차세대 자동차부품 관련 기술,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이다.

또 이와는 별도로 미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융복합 R&D를 담당할 국내 최대 연구단지인 서울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 건설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LG 계열사들이 새로운 사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R&D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솔루션 투자 가속화

[미래 먹거리 찾는 기업들] LG, 친환경車부품·에너지 등 올 6조 투자
LG는 태양광 모듈, ESS 등을 포함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 분야에서 지난해 2조7000억원대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3년 내 4조원대까지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LG전자, LG화학, LG CNS 등 에너지 사업 관련 계열사들은 최근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에너지 사업 전담조직을 전문화하고 있다.

먼저 LG전자는 오는 7월까지 태양광 모듈을 만드는 구미공장 생산라인에 16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 태양광 모듈 ‘모노 엑스 네온(Mono X NeON)’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태양광과 조명, ESS 등 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에너지사업센터’를 신설해 생산기술원장인 이상봉 부사장을 센터장으로 임명했다. 에너지 사업에서 성과를 내려면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LG화학은 세계 ESS 배터리 시장 주도권 확보에 힘쓰고 있다. 주로 전력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글로벌 기업들과 ESS 시장을 선도할 생태계를 구축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 CNS는 정부가 내년부터 실시하는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등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시장 공략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친환경 자동차부품에 미래 건다

그룹 차원에서 친환경 자동차부품에 거는 기대도 크다. LG전자는 2013년 7월 자동차 관련 엔지니어링과 부품 설계 전문업체인 LG CNS의 자회사 V-ENS를 합병해 VC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자동차부품 사업의 핵심 R&D 기지 역할을 담당할 LG전자 인천캠퍼스를 준공해 가동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LG전자는 세계적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스마트카 부품을 공급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유럽, 일본, 미국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업체에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 계기판 등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해오고 있다. LG이노텍도 소재·부품 분야 핵심 기술을 융복합하며 차량 전장부품 라인업을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 차량용 모터와 센서, 차량용 카메라모듈 등 보유하고 있는 제품군이 20여종에 달한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1위인 LG화학은 현재 연간 전기차 20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미국 GM, 포드, 유럽 다임러, 아우디, 르노, 볼보, 중국 상하이자동차, 창안자동차 등 20여개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향후 지속적인 추가 수주를 바탕으로 경쟁사와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계획이다.

LG하우시스는 자동차원단, 내외부 구성 부품, 경량화 소재 등을 중심으로 자동차소재부품 사업을 벌이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자동차 경량화 소재 연구개발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 CNS는 전기차 충전솔루션 개발과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