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코스피, 2100선 돌파 여부 관심…실적 변수 '주목'
14일 국내 증시는 코스피지수가 2011년 8월 이후 3년8개월 만에 다시 2100선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면서 지난주 상승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이번주 본격화되는 실적 시즌 부담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 증시는 실적 시즌을 앞둔 경계감에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블룸버그 등 현지 언론은 S&P 5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2.9% 가량 줄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6년 만에 가장 나쁜 수준이다.

미국 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 어닝시즌의 포문을 연 알코아는 이미 지난주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1분기 성적표를 시장에 내놨다. 현지에서는 주요 기업들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5% 이상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주에 실적 발표가 예정된 기업들은 JP모건과 웰스파고 등 은행들이 있다. 오는 14일(현지시간)에는 JP모건과 웰스파고가 개장 전 실적을 발표한다. 15일에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와 US뱅코프가, 16일에는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지수의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은 2011년과 2014년 고점 대비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닐 수 있지만 2003년 이후 평균치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스피가 추가로 상승하면 점차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그는 또한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이익 성장률에 비해 주가 상승 속도가 훨씬 빠르다"며 "12개월 향후 전망치가 아니라 과거 실적 확정치를 기준으로 할 때에는 상당수 종목이 적자인 상태에서도 주가가 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최근 지수 상승은 과거 실적 뒷받침이 되지 않던 국면과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 기업들의 올 1분기 이익 전망치가 잇따라 상향 조정되면서다. 지난주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일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것.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급격히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예상치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1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22조9000억원으로 직전주보다 늘어 거의 4년 만에 예상치가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번주 국내 증시에서는 이마트(15일), 신세계(16일), 금호석유화학, KT&G(17일)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