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4년 박스권 탈출 시동…증권·건설·화학·정유·조선·철강 '꿈틀'
국내 시장은 마치 늦둥이를 보는 느낌이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가 상승하고 중국 증시가 바닥을 탈출할 때도 움직임이 없던 한국 증시가 최근 들어 ‘4년 박스권’을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으로 대변되는 화장품주의 급등과 바이오·제약주 등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영웅주 장세’가 강하게 분출된 이후 증권·건설·화학주를 비롯해 장기 하락권에 있던 정유·조선·철강주까지 꿈틀거리는 양상이다.

◆기관·외국인 투자 종목 ‘주목’

국내 증시의 상승은 무엇보다 사상 초유의 연 1%대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성에다가 지난 3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정책 시행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거래도 활발하게 나타나는 것이 최근 장세의 특징이다.

기술적으로 볼 때 올해 국내 증시는 연초 대비 양봉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주가가 올라가려면 시작점이 된 주가보다 위로 상승하는 양봉 현상이 우선돼야 한다. 또 주가가 단기 상승에 따른 조정이 있을 때 경기선으로 일컬어지는 일봉상의 120일선, 즉 월봉상 6개월선의 기울기가 중요하다. 코스닥지수는 물론 코스피지수도 6개월선 상승궤도에 접어들었다.

가계부채가 많은 한국으로선 가장 부담스러운 해외 변수 중 하나였던 미국의 금리인상이 뒤로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이 호재다. 따라서 바닥권을 새로 탈출하고 있는 종목군 가운데 기관과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들어오는 종목을 중심으로 공략하는 것이 좋다.

◆실적 호전 기업 노려라

국내 증시에선 기존의 증권·건설·제약 등이 선두주자로 강세를 보였다. 워낙 단기 상승을 많이 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지만 ‘100세 시대 호혜주’라고 일컬어지는 만큼 쉽사리 매수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격 매수는 자

제하되 조정 시 투자를 검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새로 오르고 있는 화학·조선·정유주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4월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시즌’이다. 1분기 실적이 호전되는 종목과 그렇지 못한 종목군의 주가 양극화 현상이 실적 발표 이후 뚜렷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장바구니를 채워야 한다. 정보력이 뛰어난 기관과 외국인들이 동시에 매수하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기관과 외국인 매수가 많은 종목 중 화학주는 LG화학 롯데케미칼, 조선주는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정유주는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이 있다. 철강에선 현대제철, 건설에선 현대건설 현대산업 GS건설을 주목해볼 만하다. 게임주에선 엔씨소프트가 기관과 외국인의 동시 구애를 받은 종목이다. 매일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 종목을 확인하면 실적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최고의 종목 선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