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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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유서를 쓰고 잠적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64·사진)이 끝내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22분께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에서 300여m 떨어진 지점에서 성 전 회장이 목을 매 숨진 것을 수색견이 찾아냈다고 전했다.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연루돼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성 전 회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집에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

오전 8시6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성 전 회장이 없는 것을 확인한 운전기사가 112에 가출 신고를 했고, 재차 아들이 오전 8시12분께 청담파출소에 신고했다. 성 전 회장은 자택에 혼자 살고 있었으며 어머니 묘소에 묻어달라는 내용의 유서도 자택에서 발견됐다.

인근 CC(폐쇄회로)TV에선 오전 5시11분께 성 전 회장이 자택을 나가는 것이 확인됐다. 검은색 패딩과 검은색 바지 차림이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북한산 일대에 경찰력 1400여명과 군견·헬기 등을 투입, 수색한 끝에 시신을 발견했다. 그는 평소 북한산 등반을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은 2006~2013년 회사 재무상태를 속여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지원되는 정부융자금과 금융권 대출 800억여원을 받아내고 관계사들과의 거래대금 조작 등을 통해 250억원 가량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전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MB(이명박 전 대통령)맨이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릴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로 돼 있었지만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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