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을 '피어볼라'(에볼라 공포)로 몰고 간 에볼라 사태가 보상금을 둘러싼 생존 환자와 병원 간의 진실공방으로 2라운드에 접어들 조짐이다.

5일(현지시간) 지역 신문 댈러스 모닝 뉴스와 AP 통신이 전한 내용을 보면,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 있는 텍사스건강장로병원 측은 소속 간호사로 에볼라 환자를 돌보다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치료를 받고 생존한 니나 팸(26)의 소송 주장을 일축하는 답변을 지난 3일 법원에 제출했다.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자로 이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던컨을 돌보다가 작년 10월 에볼라에 감염된 팸은 병원 측이 충분한 에볼라 감염 예방 장비를 갖추지 않았고 직원에게 제대로 된 에볼라 환자 치료 지침도 주지 않았다며 병원의 모회사인 '텍사스헬스리소시스'(THR)를 상대로 보상 소송을 3월 2일 제기했다.

팸은 자신의 치료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퍼져 나가 사생활도 침해받았다고 THR에 책임을 물었다.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이송돼 전문 기관인 국립보건원(NIH)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진 팸은 에볼라 바이러스와 실험 치료 약물의 영향 등으로 현재 피로, 불면증, 간 질환을 앓고 있다.

특히 간 질환이 심해져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THR는 답변서에서 팸이 제기한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면서 팸이 집중치료시설(ICU)에서 일하다가 에볼라에 감염된 이상, 그에 대한 법적 구제는 병원의 보상 정책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사율이 높은 에볼라에 감염됐다고 해도 특별한 보상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러면서 병원이 직원을 보호하고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내놓은 최신 지침 자료를 활용해 책임 있게 행동했다고 덧붙였다.

THR는 동영상과 관련, 팸의 동의를 받아 영상을 찍었다고 반박했다.

THR는 애초 팸의 변호인 측과 대화로 이 문제를 풀기를 희망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자 소송에 맞서기 위한 법적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팸의 변호인인 챌라 앨더스는 "실망스럽지만 전혀 놀랍지 않다"면서 진실을 덮으려는 병원 측의 반응을 짐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이 에볼라 대처에서 드러난 실수를 정직하게 인정하지 않는 대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병원의 이러한 태도 때문에 이 병원에서 근무하던 팸과 앰버 빈슨 두 명의 간호사가 왜 에볼라에 감염됐고, 당시 병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소송으로 밝힐 필요가 생겼다"며 법정에서 진실을 따지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앨더스 변호사는 치료를 받던 팸이 의학적으로 스스로 판단을 내릴 상황도 아니었을 뿐더러, 병원 측이 내부 교육용이라는 촬영 목적과 달리 이를 외부에 공개했다며 병원 측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