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복합리조트의 성공 조건
지난 5일 국회에서 김회선 의원의 대표 발의로 카지노감독위원회를 설립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김 의원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과 사법경찰관리직무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는데 카지노 감독기구가 제 기능을 하려면 독립성과 전문성이 필요하며 감독관에게 권한이 부여돼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나 싱가포르의 카지노 감독기구도 이런 기능과 권한을 갖추고 있다.

한꺼번에 3건의 법률을 개정해야 카지노감독위원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간 국내 카지노산업 관리·감독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카지노 감독 기구 설립은 카지노업 규제를 강화한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지난 2월26일 정부가 복합리조트 투자설명회를 열고 복합리조트를 어디에 조성할지, 어떤 시설로 구성할지에 대한 콘셉트 제안요청서(RFC)를 받겠다고 발표했다.

복합리조트 시설 중 하나인 카지노는 전체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를 넘지 않지만 반드시 있어야 하는 필수시설이다. 복합리조트는 수익성이 낮거나 거의 없는 컨벤션센터, 회의시설, 테마파크, 공연장, 기타 문화·체육시설을 정부의 재정 투자 없이 민간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하면서 카지노 시설의 역기능을 최소화하려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따라서 카지노 관리와 감독의 선진화는 글로벌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가능하게 하는 전제일 뿐만 아니라 카지노 이용객, 사업체, 정부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된다. 싱가포르가 복합리조트 조성에 앞서 2006년 카지노감독법(Casino Control Act)을 제정하고 카지노 감독기구를 설립한 이유다.

우리보다 10여년 전 복합리조트 도입을 서둘렀던 싱가포르는 복합리조트 구성 시설을 다양화하면서 양질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카지노 시설면적을 제한하고 내국인에게도 카지노 출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다만 싱가포르는 내국인에게 무작정 카지노를 개방하지는 않았다. 고액에게 입장료를 부과하고 도박중독자 출입 금지와 같은 엄격한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감독 업무는 카지노감독청(Casino Regulatory Authority)이 맡도록 했다.

싱가포르 카지노감독청은 법규 위반 여부를 철저히 가려 위반 사업체에는 엄격한 처벌을 가하고 있어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으며 각국 정부가 벤치마킹 사례로 삼고 있다. 리처드 마그네스 싱가포르 카지노감독청장은 연례보고서에서 복합리조트 카지노가 6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4만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사회적 안전장치와 관련 법규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금번 발의된 관광진흥법 개정안에서도 카지노감독위원회 설립과 더불어 강원랜드 등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에 대해서는 입장료, 출입일수 제한, 출입금지명령 제도, 출입기록의 유지관리 제도 도입 등 다양한 출입규제 장치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복합리조트가 성공하려면 라스베이거스, 싱가포르가 가진 콘셉트뿐만 아니라 그들의 선진 법규와 제도를 참고하고 사업체들의 경영노하우도 흡수하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서원석 < 경희대 교수·복합리조트게이밍연구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