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지켜온 골프게임 모델 자리마저…매킬로이에 또 밀려난 우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16년 동안 지켰던 골프 게임 모델 자리마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빼앗겼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세계 최대 게임 배급사 일렉트로닉아츠(EA)는 매킬로이를 모델로 한 새로운 골프 비디오게임 ‘더 로리 매킬로이 PGA투어’(사진)를 오는 6월 출시한다. EA의 PGA투어 시리즈 게임 모델이 16년 만에 우즈에서 매킬로이로 교체된 것이다.

매킬로이는 우즈와 함께 2010년 PGA투어 게임에 처음 등장해 게임 표지를 장식했지만 이제는 우즈 없이 혼자 모델로 나서게 됐다. 마케팅 전문가인 리카드 젠슨 몬트클레어주립대 교수는 “매킬로이가 전성기를 넘긴 우즈 이후 새로운 스타를 기다리는 골프계의 갈증을 풀어줬다. 강렬하면서도 좋은 인상에 스캔들도 없고 실력까지 뒷받침된다”고 평가했다. 또 “트위터 팔로어 230만명을 보유하는 등 젊은 세대와 골프를 이어줄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우즈는 1998년 EA와 후원계약을 맺고 ‘타이거 우즈 PGA투어 99’로 처음 골프 게임에 등장했다. 1~2년 간격으로 출시된 이 게임은 시리즈마다 100만장 이상을 판매한 대작이다. EA는 우즈가 나선 비디오 게임으로 지금까지 8억달러(약 9000억원)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EA의 게임은 미국의 젊은 층이 골프에 흥미를 갖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우즈는 직접 게임 감수에 나서는 등 애정을 보였고, EA는 2009년 우즈의 섹스 스캔들이 터졌을 때에도 계약을 유지하며 끈끈한 유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우즈의 성적이 계속 떨어지면서 게임 판매가 저조해지자 EA는 2013년 이후 우즈가 등장하는 게임 발매를 중단했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매킬로이 역시 대스타지만 세계 최대 골프시장인 미국에서 유럽 선수가 인기를 끌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우즈를 대체할 만한 스타를 찾는 것이 미국 PGA투어의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부상과 슬럼프로 최근 투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한 우즈는 이번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87위까지 떨어졌다. 지난주보다 8계단 내려갔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