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리의 '한정판 재테크'…운동화·레고 마니아 "취미가 돈도 됩니다"
직장인 장현수 씨는 매달 서너 켤레씩 운동화를 사는 ‘신발광’이다. 집에 모아둔 운동화만 300켤레에 이른다. 하지만 구입한 신발 중 실제 신는 제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는 최근 나이키의 20만원짜리 한정판 운동화 ‘조던 1 브레드’를 두 켤레 산 뒤 한 켤레는 중고시장에서 30만원에 되팔아 10만원의 차익을 남겼다. 일명 ‘나이키 재테크’다.

“한정판 운동화는 희소성이 높아 무조건 사 둡니다. 희귀한 신발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고, 내 자산 가치가 올라간다는 느낌에 뿌듯하기도 합니다. 이런 신발은 가격이 무조건 두 배로 뜁니다.”

소비재 기업들이 한정판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장씨처럼 제품을 산 뒤 되팔아 차익을 보는 ‘한정판 재테크족’도 늘고 있다. 레고 장난감, 건담 프라모델 등의 한정판은 출시 직후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판매가의 두세 배를 웃도는 가격에 거래된다. 레고 ‘반지의 제왕 오르상크의 탑’(32만9000원)은 60만원대에, 건담의 티타늄 소재 한정판(4만9400원)은 10만원대에 중고 시세가 형성됐다.

특별한 물건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유통업체들은 한정판 재테크족이 열광하는 패션상품과 프라모델 무선조종차 로봇완구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매장을 늘리고 있다.

임현우/이현동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