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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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發) 유동성 확대 기대감에 지난주 2010선까지 뚫어낸 코스피지수가 다시 1990선 밑으로 후퇴했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불확실성이 번진 탓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연초부터 여전히 코스피 대형주(株)보다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지수만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펀더멘털(기초체력) 요인이 아닌 개별 주가 상승 모멘텀(상승동력)에 주가가 반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중소형주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기대치)가 코스피보다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10일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지수의 상위 강세 종목을 뜯어보면 건설·건자재와 증권, 소프트웨어 관련 종목이 포진하고 있다"면서 "이들 업종의 공통점은 개별 모멘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소형주 가운데 상승세가 가장 뚜렷한 곳은 건자재다. 고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에 따른 주택 거래량 확대와 월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수요 개선이 우호적"이라며 "절대적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매력적이지 않지만, 수요 개선과 실적 상향을 고려하면 당분간 긍정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증권업종의 경우 상반기 내 상·하한가 변동 폭 확대와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우호적인 투자 심리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 이와 함께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우증권 등 대형 3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연초 대비 뚜렷하게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 관련주 역시 분명한 개별 모멘텀을 갖고 있다.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한데다 오는 12일에는 정보통신전략위원회의 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경쟁력 강화 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 시장 개화의 최대 수혜주로 더존비즈온을 꼽고 있다. 그는 "클라우드 발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도입이 본격 확대될 전망"이라며 "공공기관쪽 신규 수주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전사적자원관리(ERP)와 연계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인 더존비즈온에 기대 이상의 수혜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춘천에 D-클라우드 센터를 설립하는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구축해 왔는데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가입자 급증으로 인해 클라우드 부문 매출액 비중이 2013년 7.4%에서 올해 19.3%로 급증, 외형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이 연구원은 예상했다. 유지보수의 매출액 비중이 PC버전 대비 높아서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코스피200 특례 편입을 앞두고 있는 삼성SDS와 제일모직 등도 수급상 개별 모멘텀주로 자주 언급되고 있는 종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그동안 코스피가 대외 불확실성에 흔들리고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실적에 대한 신뢰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2월 저점 이후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 개선세)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그 중심에 IT와 자동차·부품 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