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제출 이틀 만에 인수전에서 완전히 발을 빼기로 했다.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7일 “신세계가 이날 오전 LOI를 철회한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발표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신세계는 롯데 등 경쟁사들이 참여할 것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LOI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며 “롯데 등이 참여하지 않은 만큼 철회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도 “(우리는) 금호산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 사실이 없다”며 “경쟁사가 입찰에 들어올 경우에 대비해 LOI를 낸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의 인수전 불참으로 금호산업 매각작업은 LOI를 제출한 나머지 5곳을 대상으로 진행되게 됐다. 현재 금호산업 LOI는 중견 건설사인 호반건설과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이하 IBK), MBK, IMM, 자베즈 등 국내 사모펀드 4곳이 낸 상태다.

산업은행과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신세계의 불참에도 매각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다음주 초 LOI를 낸 5곳을 ‘입찰 적격자’로 선정한 뒤 실사 확약서를 받기로 했다. 또 4월 중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이후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인수가격을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에 제시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신세계의 불참으로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 측이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반건설과 사모펀드 4곳 등이 여전히 실사와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신세계에 비해 자금동원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다.

이태명/하수정/박종서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