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보폭 넓히는 '한화 차기 리더' 김동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사진)가 최근 프랑스 방산기업인 탈레스그룹을 직접 방문해 삼성과의 방산·화학사업 빅딜을 설명하고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탈레스그룹은 삼성테크윈 자회사인 삼성탈레스의 합작 파트너다. 김 상무는 지난해 삼성테크윈 인수를 포함한 삼성과의 빅딜 성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데 이어 후속 인수 작업과 태양광 계열사 합병 등 굵직한 현안들을 직접 챙기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김 상무는 최근 삼성 계열사 인수 태스크포스팀 관계자 4~5명과 함께 탈레스그룹을 방문했다. 빅딜을 통해 한화로 넘어오는 삼성탈레스의 사업 파트너인 탈레스 측에 회사 인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방문에는 삼성그룹 관계자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탈레스는 2000년 삼성과 탈레스가 50 대 50으로 합작해 탄생한 방산업체로, 레이더와 무인항공기용 광학추적장치를 비롯해 전투력 발휘를 통제하는 소프트웨어인 전술종합통신체계 분야에 강점이 있다.

김 상무는 또 다른 인수 대상인 삼성토탈의 합작 파트너 프랑스 토탈도 조만간 방문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빅딜을 원활하게 마무리 짓는 것은 물론 향후 협력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다지기 위한 차원에서 김 상무가 직접 나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김 회장의 경영 복귀에 앞서 진행된 빅딜 협상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빅딜 논의가 본격화된 지난해 8월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서너 차례 만나 협상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무는 지난해 11월 초 김 회장이 2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뒤에도 주요 계열사 업무보고 때 배석하며 그룹 경영 현안을 챙기고 있다. 최근에는 그룹 미래수종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태양광사업 재편 작업도 주도했다. 태양광사업의 양대 축이던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을 합병하고 생산기지를 말레이시아 중심으로 재편했다. 김 상무는 합병법인 한화큐셀의 영업실장을 그대로 맡아 영업과 마케팅 전략을 직접 그리고 있다.

김 상무는 2010년 한화에 입사했으며 이듬해 한화솔라원 등기이사 및 기획실장에 올랐다. 이후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과 한화솔라원 영업실장 등을 지내며 적자를 내던 태양광 계열사들을 잇따라 흑자로 돌려놓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지난해 말 입사 5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태양광사업에서 경영 수완을 검증받은 데다 경영 경험 확대 차원에서도 김 상무의 그룹 내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