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견제 의식한 듯…"북한·이란 대응"

미국이 자국의 미사일 방어(MD) 체계가 중국 견제용이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놓고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프랭크 로즈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는 이틀전 미국 핵과학자협회 연설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역량은 제한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격으로부터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억제 전략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즈 차관보는 특히 미국 본토 방어의 핵심 체계인 '지상발사 중간단계 미사일 방어체계'(GMD)를 거론하며 "북한과 이란의 ICBM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대규모의 정교한 무기를 막을 의도가 없고 역량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의 GMD 확대를 명분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판 GMD'를 거론하며 "미국의 억제 전략을 거스르지 않는 제한적 본토 방어용으로 판단되며 지역 안정을 훼손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언제든지 공격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중국의 공격적 MD 투자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2010년 1월과 2013년 1월에 이어 지난해 7월 GMD 발사실험에 성공해 미국을 긴장시켰다.

로즈 차관보는 중국의 인공위성 요격미사일(ASAT) 계획에는 노골적으로 비판적 태도를 취했다.

그는 "중국이 지난해 7월23일 지상배치 요격미사일 실험을 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ASAT 실험이었다"며 "이 실험으로 발생한 파편들이 유인 우주활동 등을 저해하는 등 우주 환경을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작년 말부터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 입장을 표하고 나서자 공개적 언급을 자제하고 있으나 우리 정부와 향후 협의할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열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앞으로 있을 미·중 전략대화와 양국 간 군사협의 채널에서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