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수그러들면서 시장 금리가 일제히 급등(채권값 급락)했다.

10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8%포인트 오른 연 2.05%에 마감했다. 지난달 29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퍼지면서 연 1.99%로 떨어진 이후 1주일여 만에 다시 연 2%대로 올라섰다.

외국인들은 이날 3년 만기 국채 선물시장에서 1만2826계약을 내다팔면서 금리 상승을 주도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0.08%포인트 급등한 연 2.15%,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6%포인트 오른 연 2.35%로 마감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기준금리 관련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지난 9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터키를 찾은 최 부총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나 인상보다는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개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 금리가 두 차례에 걸쳐 연 2.5%에서 연 2.0%로 낮아졌는데, 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이 ‘최 부총리가 금리 인하에 부정적’이라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금리가 상승세를 탔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채권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