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때문에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국제시장 '꽃분이네'를 살리려고 부산시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꽃분이네' 운영자인 신미란(37·여) 씨는 "건물주와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입장 차가 커서 재계약 성사가 힘들 것 같다"고 10일 밝혔다.

영화 '국제시장'의 주 무대로 양말·손수건 등 잡화를 팔던 평범한 이 가게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지난달 초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오는 3월 점포 임대 재계약을 두 달 앞둔 시점에 신씨는 자신에게 가게를 빌려준 1차 임차인에게서 권리금을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1차 임차인은 건물주에게 점포를 빌린 뒤 신씨에게 다시 건물을 임대한 사람이다.

신씨는 권리금 인상액이 너무 과도하다며 고심 끝에 꽃분이네 간판을 내리기로 했다.

신씨는 "관광객은 늘어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데다 권리금이 오르면 적자만 난다"며 가게를 닫기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신씨가 이미 '꽃분이네'를 상표등록했기 때문에 신씨가 간판을 내리면 꽃분이네는 사라진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부산시가 중재에 나섰다.

꽃분이네가 권리금 때문에 문을 닫는다면 부산의 도시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게 뻔한데다 국제시장 살리기의 촉매가 되는 가게가 폐업하면 시장 활성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의 중재노력 덕분에 신씨가 권리금 인상을 요구하던 1차 임차인을 빼고 건물주와 직접 협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신씨는 이마저도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오늘(10일)은 권리금 문제만 없었다면 1차 임차인과 재계약을 체결을 완료했을 시점인데 지금 폐업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시의 도움으로 건물주와 직접 협상은 하지만 권리금에 대한 집주인의 생각이 1차 임차인과 별로 다르지 않아 주인에게도 간판을 내리겠다는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신씨가 운영하는 꽃분이네의 점포 임대차 계약만료일은 다음 달 20일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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