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유커…두 단어만으로 뜀박질하는 中소비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 소비주들이 거침없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18일부터 24일까지 7일간 8만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천장 뚫린 화장품株

중국 소비 관련주의 대표선수인 화장품주들이 올 들어 상승 엔진을 재가동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일 5000원(0.18%) 오른 284만원으로 마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작년 말 222만원이던 주가는 한 달 반 만에 27.9%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300만원 돌파도 거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뒤늦게 발동이 걸렸다. 실적발표 전 60만원 선에 머물던 주가는 2주 만에 70만원으로 치솟으며 1년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방화장품 ‘후’가 작년 4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를 제치고 면세점 판매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춘제 연휴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밖에 한국콜마(43%) 코스맥스(17.8%) 등 중소형 화장품주도 올 들어 연일 뜀박질하고 있다. 박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면세점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7% 급증했다”면서 “올해는 방문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화장품주들이 누리는 매출 증대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주의 강세도 눈에 띈다. 중국 정부가 작년 말 부패 척결의 일환으로 카지노 출입 관광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조정받았던 GKL 파라다이스 등 카지노주들도 ‘대목’을 앞두고 반등에 나섰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실적과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정비례한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중국 소비주로 뜨고 있는 성형·미용주도 상승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메디톡스(올 상승률 26.5%) 하이로닉(64.3%) 등이 대표적이다.

◆춘제 효과 vs 고가 부담

올해는 낮은 기저 효과로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관련주들의 수혜폭이 클 것이란 기대가 많다. 지난해에는 정부의 사치풍조 근절 방침으로 중국의 소비심리가 크게 개선되지 못했지만 올해는 다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인민은행이 3년 만에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들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면서 “둔화된 체감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춘제 연휴 전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를 옥죄던 대외 여건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 중국 소비주들의 비싼 주가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은 대안이 없어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장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유가가 바닥을 찍으면서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단기 급등한 중국 소비주들의 주가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