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테라 기술력 인정받아…NFL·NBA 2~3곳과 협상 순항"
50년 수명의 LED 조명 개발
기존 조명보다 20배 오래가
전기요금도 70% 아낄 수 있어

글로벌 대기업과 승부 해볼만
오스람·필립스에 안 밀려
가격 싼 中, 기술력은 낮아

차세대 먹거리 또 준비
LED 안전모+통신+GPS 결합
작업자 상태 실시간 파악 가능
외국계 기업 등 주문 쏟아질 듯


김덕용 케이엠더블유(KMW) 회장(58·사진)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에서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장 진출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뒤 “미국 프로스포츠 구단들과 경기장 조명을 LED로 바꾸는 논의를 동시에 여럿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조명 분야에서 평판을 쌓고 브랜드를 알린 뒤 공장이나 주차장 등에서 쓰이는 범용 시장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고성능 융합 제품을 개발해 중국의 저가 공세를 막아내고 기존 전통조명의 강자들이 장악한 시장을 뺏어오겠다”고 말했다. 기존 사업인 이동통신장비 쪽에서도 “일본 소프트뱅크 등과 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며 고객사 다변화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은 “부품 조달에 차질이 빚어져 생긴 일”이라며 “올해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메이저리그 야구장 세이프코필드에 LED 조명을 공급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과 처음 LED 조명 설치를 논의한 것은 2년가량 전입니다. 성능을 중시하는 스포츠조명 분야에서 고성능 제품으로 승부한 게 들어맞았습니다. 기존 메탈할라이드 조명보다 20%가량 밝은데 눈부심은 적습니다. 전기요금은 70%가량 절감됩니다. 기존 조명의 교체주기는 2~3년인데, 우리 제품은 이론상 50년도 갑니다. 일단 10년간 품질을 보장하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방송으로 보면 확연히 그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기존 조명보다 색감이 훨씬 좋아서 방송 관계자들이 극찬을 한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당초 계획보다 늦춰졌다고 들었습니다.

“원래는 작년에 하기로 했는데 시애틀 매리너스 경영진이 중도에 바뀌었고 이 바람에 구단 측에서 사업 연기를 요청했습니다. 사실 저는 새 경영진이 조명 교체 건을 철회할 것으로 생각하고 상심했습니다. 경영진이 바뀌면 그 전에 진행하던 것은 안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작년 시즌 중에 갑자기 구단에서 전화가 와 계약금을 일부 낼 테니 진행하자고 하더군요. 구단 쪽에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왔습니다. 우리 제품으로 바꾸면 선수들의 경기력이 올라갈 뿐 아니라 팬들도 보다 선명하고 깨끗한 TV 중계 화면을 볼 수 있으니 구단 입장에서도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기가테라(KMW의 LED 조명 브랜드)의 기술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우리 제품은 일단 방열기술이 우수합니다. LED 조명은 열이 많이 나기 때문에 어떻게 열을 효율적으로 빼느냐가 중요합니다. 크기는 작게 하면서 열은 빠르게 전달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빛을 제어하는 기술력도 높습니다. 스포츠 LED 조명은 빛을 멀리 보내야 하는데 이때 빛이 퍼지면 안 됩니다. 배광기술이라고 하는데, 이 기술력이 높아서 스포츠조명뿐 아니라 공장등, 가로등, 주차장등으로도 쓰임새가 좋습니다.”

▷오스람 필립스 등 전통 조명 강자들과 싼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 기업들 틈바구니에서 승산이 있을까요.

“LED는 전통 조명과는 다릅니다. 기존 조명 시장에선 글로벌 대기업도 기술적으로 크게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한 글로벌 기업에서는 조명 사업부를 팔겠다고 저희 쪽에 찾아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스포츠조명과 같은 고성능 시장에서는 아직 중국 기업 기술이 따라오지 못합니다.”

▷LED 조명 쪽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는 언제쯤 가능할까요.

“메이저리그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으니 기가테라 브랜드가 널리 알려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세이프코필드 구장에 이번 시즌 기가테라 광고가 들어갑니다. 미국 쪽 판매를 맡은 플랜LED에 문의전화가 요즘 많이 온다고 합니다.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미국프로풋볼(NFL), 미국프로농구(NBA)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2~3곳과는 협상이 상당히 진전된 상태입니다.”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은데요.

"기가테라 기술력 인정받아…NFL·NBA 2~3곳과 협상 순항"
“LED 조명은 신규 사업이고 이동통신장비가 원래 주력입니다. 이쪽에서 다소 부침이 있었습니다. 고객사인 이동통신사업자들의 투자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작년 하반기에는 4세대 이동통신(LTE) 투자가 늘어나 여기에 꼭 필요한 트랜지스터 부품을 구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수주받은 물량의 납품이 크게 지연됐습니다. 트랜지스터 부품 100개를 주문하면 물량이 달려도 40~50개는 받아야 하는데, 한 개도 못 받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작년 하반기 실적에 상당한 악영향을 줬습니다. 다행히 작년 11월부터는 정상적으로 부품 공급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주요 해외 거래사와 진행 중인 계약이 있습니까.

“지난달 일본 소프트뱅크에 다녀왔습니다. 일본에는 2위 사업자인 KDDI에 납품을 많이 했는데 빠르게 추격 중인 3위 소프트뱅크와도 납품 계약을 논의했습니다. 소프트뱅크는 우리의 주된 고객사 가운데 하나인 미국 스프린트를 인수했습니다. 얘기가 잘 되면 스프린트에 공급하는 물량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진행 중인 신규 사업이 있나요.

“통신과 LED 조명 등 우리가 보유한 기술을 융합해 시장에서 필요한 제품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예컨대 에너지 소모가 많은 가로등을 요즘 LED로 많이 교체하는데, 우리는 여기에 폐쇄회로TV(CCTV)를 함께 단 융합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또 CCTV 영상을 전송하는 통신장비까지 넣었습니다. 이 제품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품질인증을 받았습니다.”

▷융합 제품이 또 있나요.

“공사장이나 광산 등에서 쓰이는 머리 보호장비에 LED등과 통신장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능을 넣은 제품도 내놨습니다. 작업자들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대처가 가능한 제품입니다. 이 보호장비는 국내에 진출한 한 외국계 기업에서 최근 구입 요청이 들어왔는데, 기업들에서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봅니다. 융합형 제품으로 부가가치를 높여 가격경쟁을 되도록 피하고 제값을 받고 파는 게 우리의 전략입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