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3’, ‘너의 목소리가 들려’, ‘닥터 이방인’ 그리고 ‘피노키오’까지. 중간 중간 영화도 찍으며 그야말로 쉴 새 없이 달려왔다. 학생부터 의사, 기자 등 다양한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섰다. ‘닥터 이방인’이 끝나면 공백기를 갖겠다던 이종석. 그러나 곧이어 ‘피노키오’를 통해 진실을 좇는 사회부 기자가 되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말 이틀 쉬었어요. 광고 찍고 인터뷰하고… 끝난 지 일주일밖에 안돼서 실감은 안 나는데 이틀 쉬면서 잠만 잤죠. 예능 몇 개보고, 신혜 나오는 ‘상의원’ 봤어요”



“‘피노키오’ 전이 슬럼프라 작품 빨리 하려고 했었어요. 공백이 길어지면 휴식기 길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빨리 마침 박혜련 작가님, 조수원 감독님이 작품 한다고 하셔서 이분들이랑 하면 좋아질 거 같다고 생각해 하게 됐어요. 하고 나서 힐링되고 그랬던 거 같아요”





사회부 기자들의 삶과 24시간을 늘 함께하며 전쟁같이 보내는 이들이 그 안에서 서서히 설레는 시간으로 변해가는 풋풋한 청춘을 그린 드라마 ‘피노키오’는 사회부 신입기자 4인방(이종석, 박신혜, 김영광, 이유비)의 고군분투를 통해 기자의 삶을 고스란히 전했다. 비슷한 또래들이 모였기에 현장은 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넷만 모이면 장난 많이 치니까 감독님이 짜증도 내시고 그러셨어요. 유비가 너무 웃겨요. 신혜랑 영광이 형은 알던 사이고 유비만 모르는 사이였는데, 친해지지도 않았는데 애가 쾌활한 거예요. 밝고. 집중하는데 조금 산만했어요(웃음). 안 친하니까 자제도 못하고… 친해지고 나서 ‘가만히 있어봐, 진정해봐’ 이러고. 유비는 되게 열심히 안하는 거 같은데 자기할 거 똑 부러지게 하는 친구예요”



촬영장에서 소품인 딸기빙수를 계속 먹다가 소금빙수인 줄도 모르고 먹어버린 해프닝도 있었다고.



“진짜 빙수 줬었어요. 맛있어서 자꾸 먹게 되더라고요. 한번은 찍는데 녹지 말라고 안에 다 소금이고 겉에 딸기만 얹은 걸 모르고 한 움큼 퍼먹었다 깜짝 놀라서 뱉었어요”





동갑내기 친구 박신혜와 환상의 케미를 선보인 것은 물론, 촬영 현장에서 호흡도 잘 맞았다. 장난치며 했던 말들이 애드리브가 되기도 하고, 스스럼없이 했던 행동들이 자연스러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따로 나가 살았던 하명이가 크리스마스 때 술 취해서 안주 챙겨 와서 ‘아버지랑 드리려고 가져왔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얘기하는 장면이요. 밝게 얘기하지만 슬픈. 역설적으로 표현돼서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술을 못해서 술 취한 연기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했어요. 꼬부랑 소리 내는 것도 인위적이라 싫고 그 전에 신혜랑 ‘피융피융’ 거리고 놀아서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죠”



“주량이요? 맥주 한 캔 소주 세잔. 술 먹으면 몸이 아픈 것 같아요. 기분 우울하고 그런 날 혼자 술 한잔 하고 싶을 때 있잖아요? 그런데 먹다보면 심장 너무 뛰어서…”





이종석은 대표적인 모델 출신 배우로 알려져 있다. 만 15세에 서울컬렉션 무대에서 국내 최연소 남자 모델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데뷔해 모델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았다. 2010년 ‘검사 프린세스’를 통해 배우로 데뷔, 같은 해 ‘시크릿 가든’을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드라마를 많이 봐요. 2014년엔 거의 못 봤지만 드라마를 보다보면 특히 감정선을 잘 따라가게 되는 작품들, 주인공한테 몰입 잘되는 작품들이 있어요. 대본 보다보면 제가 지극히 대중적인 취향이라는 걸 깨달아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 좋아하고 그런 거 같아요. 보다보면 감정이입 잘되고 재미있다고 넘어가는 것들을 주로 선택하죠”



“집에 있다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작가가 만들어 준 캐릭터나 주인공이 내뱉는 대사는 의미가 있는 대사잖아요? 그래서인지 집에 있는 내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느낄 때가 많아요. 이 시간은 꼭 필요한 시간이기도 하고. 그래서 작품 속에 있는 제가 좋아요. 의미 있는 사람인 것 같거든요”





배우를 시작한지 이제 5년. 장난기 많고 누구와도 금방 친해질 것 같은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일 것 같은 이종석은 사실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게 아직도 낯설다.



“여전히 힘들어요. 많은 대상을 두고 하는 것들… 극중 캐릭터가 아닌 이종석으로 말할 땐 힘들고… 지금 인터뷰 자리도 쉽진 않아요. 네 분씩 인터뷰 한다고 해서 ‘말도 잘 못하는데 어떡하느냐’했는데 일정상 이렇게 밖에 안 된다고 해서 계속 긴장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신혜는 말도 똑똑하게 똑 부러지게 하고, 이런 애들이 연예인 하는건데 그런 생각도 많이 들어요(웃음). 당황하거나 감정에 변화가 있으면 얼굴 달아오르고… 몇 년을 해도 안 나아지는 것 같아요”



“긍정적인 편이었어요. 전에는 인터뷰하는 것도 되게 재미있어하고 카운슬링 받는 느낌이었고 원체 ‘누나 누나’하니까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많은 대중이 알면 알수록 조금씩 조심해야 되는 걸 깨달았나봐요. 예전엔 말도 못 가려서 하고 그랬는데 자제하게 되더라고요. 계속 생각이 바뀌어가는 것 같아요”





‘닥터이방인’에선 의사, ‘피노키오’에선 기자 등 2014년은 전문직을 주로 맡아 역할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기까지 쉽지만은 많았다.



“아무리 잠을 못자도 대사를 다 안 외우면 잠을 못 잤어요. 소라나 되게 신기했던 게 현장에서 순간 외우고 끝나고 까먹더라고요. 이게 신기했어요. ‘나는 그게 안 되는데, 외워놔야 내가 계산한대로 해야 하는데…’ 그런 애들 보면 딱 외우고 딱 하더라고요. 두 번하면 까먹고. 그래서 되게 신기해요(웃음). ‘피노키오’는 너무 잠이 모자라서 완벽하게 하지 못한 부분이 조금 아쉽긴 해요”



“멜로는 자신 있다. 멜로는 괜찮은 것 같다”고 멜로 연기에 자신감을 드러낸 케미요정 이종석에게도 남자 영화에 대한 로망이 있다.



“남자영화, 느와르하고 싶어요. ‘강남 1970’ 궁금해요. 아직 소년 같은 느낌 있어서 액션이나 느와르보다 로코나 멜로가 더 잘 어울리는 걸 알기 때문에… 당장은 잘 할 수 있는걸 하자고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남자 영화 하고 싶은 욕심이 있죠”





출연하는 작품마다 연이어 대박을 터트리고, 광고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이종석이지만, 아직 고민이 많다. 2014년 SBS 연기대상에서 “귀한 배우가 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던 수상 소감이 특히 인상 깊었다.



“항상 배우로 불리고 싶은데 아직 배우가 되지 못했어요. ‘배우 이종석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것도 부끄럽고, 배우들이 필모그래피 관리라고 하잖아요? 작품 가려서 하고… 시기를 재거나 그러지 않겠다는 의미였어요. 몸값 좀 떨어지면 어때요 작품 가리다보면 배우로 많이 못하게 될 거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얘기했던 것 같아요”



“배우로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전엔 대체불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최우선은 온전히 배우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스타로 인정할지 몰라도 배우로 인정하지 않을 것 같아서”



“잘해야죠. 전에는 아득바득 했다는 걸 얼마 전에 인지했어요. ‘악착같이 아득바득 하는구나’ 깨달아서 조금 행복할 수 있는 걸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데뷔하고 한 번도 안 쉬었어요. 연기에 대한 갈망이 심해서 ‘잘하고 싶다. 잘해야 해’ 했었던 것 같아요. 요즘은 ‘조금 편해져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죠(웃음)”



(사진 = 웰메이드 이엔티 제공)
리뷰스타 전윤희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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