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정장근, 1조 팬오션 공동인수 'PEF계 신데렐라'
‘깜짝 스타.’ 정장근 JKL파트너스 대표(사진)를 사모펀드(PEF)업계에서 거론할 때 요즘 자주 붙이는 수식어다. 금융위원회 성장사다리펀드(750억원), 행정공제회(250억원), 과학기술인공제회(200억원) 등 연기금들이 지난해 운용사를 선발하기 위해 시행한 ‘투자 콘테스트’를 대부분 석권한 게 계기다. 작년 말엔 하림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1조원 규모 팬오션 인수도 성사시켜 업계를 놀라게 했다. 1000억원 미만 중소·중견기업 인수에 주력했던 JKL이 조(兆) 단위 인수합병(M&A)을 단박에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제조업 분야의 중소·중견기업 M&A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은 게 경쟁력이 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사실 JKL은 연기금의 대체 투자 전문가들에게 이미 입소문이 난 ‘투자 고수’다. 중소기업에 주로 투자하는데도 자산 운용 규모(AUM)가 7000억원을 넘어섰다. 실적도 탄탄하다. 1호 블라인드펀드에서 투자한 팜스코(축산업체) 한국정수공업(수처리업체) 베이직하우스(의류업체)의 연간 내부수익률(IRR)은 각각 30%, 15%, 9%. 펀드 전체 평균 수익률은 약 16%다.

JKL의 강점은 ‘뚝심’이다. 한국정수공업 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0년 12월 642억원을 들여 지분 59.8%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2대 주주(이규철 전 회장)와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2013년엔 원자력발전소 비리 수사 과정에서 한국정수공업이 비자금 출처로 지목받기도 했다. 정 대표는 “잘못한 게 없는 만큼 곧 지나갈 것이란 확신으로 버텨냈다”고 회상했다. 결국 회사 비리는 창업주였던 이 회장에 국한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오히려 이 회장이 로비자금 명목으로 빼내려던 67억원의 컨설팅 비용 지급을 막았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JKL은 작년 말 한국정수공업 경영권을 SK와 삼양의 합작 섬유회사인 휴비스에 1318억원에 넘겼다. 4년간 연 내부수익률(IRR)은 15% 정도. 정 대표는 “PEF는 기업을 인수한 후 산업자본이 정작 필요로 하는 시점에 더 좋은 회사로 만들어 넘겨주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켓인사이트는 한국경제신문이 만드는 자본시장 전문 매체입니다. 지면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마켓인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구독·회원 가입 문의 02)360-4204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