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 화재로 인한 인명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불에 타지 않는 단열재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불이 잘 붙는 가연성 재료인 스티로폼과 우레탄 소재로 만든 단열재는 국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단열재 사용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가격이 싸고, 단열 성능이 좋은 스티로폼과 우레탄 소재 단열재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 소재로 만든 단열재는 가볍고 규격에 맞춰 자르기도 쉽다.

하지만 스티로폼 등은 화재 규모를 키울 뿐 아니라 인명 피해가 늘어나는 원인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화재로 인한 인명사고의 70~80%가 가연성 자재에서 나오는 유독가스 때문이다.

지난 10일 발생한 경기 의정부시 오피스텔 건물 화재를 비롯해 지난해 5월 고양버스터미널 화재, 2013년 구로디지털복합시설 공사장 화재 등도 마찬가지였다. 국가재난정보센터는 “불이 나면 물질이 연소할 때 연기 속에 독성이 강한 가스 등이 많이 포함돼 있다. 연기는 짧은 시간에 쉽게 건물의 수직 부분으로 올라가므로 연기의 피해로 인명 피해가 증가하는 것이 최근 화재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가연성 단열재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불에 잘 타지 않는 페놀폼 등 불연성 소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는 지난해 말 문을 연 경기 광명시 매장에 불이 잘 붙지 않는 페놀폼 단열재를 사용했다. 가구가 불에 잘 타기 때문에 단열재는 가연성이 낮고,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한 것이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페놀폼 소재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한국방재시험연구원으로부터 준불연(불연성 재료에 준하는 성질을 가진) 인증을 획득해 화재에 강한 점도 입증돼 안전한 소재로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