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덕귀 메디레포 사장이 부산 문현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메디레포아이싱’ 제품을 착용한 채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배덕귀 메디레포 사장이 부산 문현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메디레포아이싱’ 제품을 착용한 채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배덕귀 메디레포 사장은 주말마다 사회인 야구를 하고 난 뒤 어깨와 팔꿈치 등이 아파서 고민이었다. 어느 날 한 프로선수가 얼음을 랩으로 싸서 근육에 대는 것을 보고 집에서 따라 했더니 통증이 사라졌다. 냉찜질에 빠진 배 사장은 스포츠용품 가게를 찾았으나 관련 제품은 10만원이 넘는 외국산이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이었다.

그렇다고 얼음 주머니를 팔에 둘둘 감자니 지나치게 차갑고 번거로웠다. 내친김에 ‘편리하면서도 저렴한 냉찜질 제품’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1년간의 개발을 거쳐 지난해 7월 ‘메디레포아이싱’을 내놓았다. 메디레포는 ‘메디컬’과 ‘레포츠’를 합쳐 만든 사명이고, 아이싱은 냉찜질을 뜻한다. 이 제품은 지난해 12월 으뜸중소기업제품으로 선정됐다.

○냉각젤 굳지 않는 찜질팩

제품의 원리는 간단하다. 냉각젤이 들어있는 아이싱팩(얼음 주머니)을 냉동실에 보관하다가 커버에 싼 뒤 해당 부위에 10~20분간 착용하면 된다.

냉각젤이 딱딱하게 굳지 않도록 특수 배합해서 제조했다. 신축성이 좋은 나일론 라이렉스 원단을 써서 팔꿈치 등 신체의 굴곡진 부분에도 밀착할 수 있다. 동상 우려가 없도록 적당한 냉기가 유지되는 기술력으로 특허 출원도 했다. 우레탄 소재를 써 피부에 직접 닿아도 까슬까슬하지 않도록 했다.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가열하면 핫팩이 돼 온찜질도 할 수 있다. 제품은 부위에 따라 나뉜다. 어깨용, 팔꿈치·무릎·발목용, 허리·옆구리·허벅지·종아리용 등 세 가지가 있다. 배 사장은 “제품을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착용감이 좋고 동상 위험이 없어 안전하다”며 “운동 직후 생긴 근육통과 타박상, 수술 뒤 치료에는 냉찜질이, 만성적인 통증엔 온찜질이 좋다”고 설명했다.

○수입 제품의 절반 가격

메디레포는 배 사장이 냉찜질 제품을 만들기 위해 2013년 설립한 신생업체다. 동아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의류를 납품했으며, 직화냄비를 생산해 홈쇼핑 등에 공급했다.

배 사장은 “참신하고 좋은 제품을 직접 만들어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를 위해 개발 과정에서 부산지역의 많은 신발 공장을 찾아다니며 원단·바느질·가봉기술 등을 배웠다.

올해 본격적으로 전국 판매를 시작하면 매출 3억원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품 가격은 5만원 선이다. 앞으로 저가의 커버 원단을 사용한 3만원대 보급형 제품을 내놓아 코오롱 W스토어와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며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아이싱 전문회사로 육성

최근 아웃도어 인구가 늘면서 제품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다. 롯데자이언츠 넥센히어로즈 등 프로야구 구단과 초·중·고교 및 대학 운동부, 학교 보건실 등에 공급하고 있다. 서울재활병원을 비롯한 병원들과 오십견 류머티즘성 관절염 등을 다루는 전문한의원에서도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엔 일부 소방서에서 소방관들의 근육통 치료를 위해 구매하는 물량이 늘고 있다.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 배 사장은 메디레포를 ‘아이싱 전문회사’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냉찜질 기계를 비롯해 관련 제품을 다양하게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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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으뜸중기제품=△세비앙의 수납일체형 샤워기 ‘가로본능 UP’ (031)765-3110 △라이프온랩의 스포츠폼까지 분석해 주는 밴드형 웨어러블 디바이스 ‘플랙시아’ 070-4603-7474 △메디레포의 ‘메디레포아이싱’ 070-4193-8525 △유니디자인의 보스(Beaus) 타일 (032)612-9519

부산=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