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20~2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빈체로 제공
오는 4월20~2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빈체로 제공
올 한 해는 어느 때보다 클래식 공연이 풍성하다. 모든 공연을 보면 좋겠지만 시간과 돈이 문제다. 음악평론가 11명에게 기대되는 공연 5편씩을 추천받았다.

평론가들이 많이 추천한 공연은 대부분 세계적 관현악단의 내한 공연이다. 그중에서도 오는 4월20~2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의 공연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11명 가운데 9명이 추천했다. RCO는 이반 피셔의 지휘로 나흘 동안 베토벤 교향곡 전곡(9곡)을 연주한다. “최정상급 악단이 연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전곡이 무대에 오르는 흔치 않은 기회”(김문경)라는 설명이다.

음악평론가들이 콕 집어 추천한 새해 클래식 공연은?
그 다음으로 많이 추천한 공연은 5월20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정명훈과 바그너 발퀴레’. 서울시향이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바그너 오페라 ‘반지’ 4부작 프로젝트의 두 번째 공연으로, ‘발퀴레’를 콘서트 버전으로 선보인다. 5명의 추천을 받아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서울시향 ‘반지’ 프로젝트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분기점”(유형종)이란 평가다.

3개의 공연이 나란히 4표를 받았다. 3월25~26일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지는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과 함께여서 더 관심을 끌었다.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를 통해 지휘에 입문한 두다멜은 28세였던 2009년 LA 필하모닉 음악감독에 취임했다. 이번 공연에선 말러 교향곡 6번과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을 연주한다.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의 어두운 이면에 그가 심어놓을 고탄력의 젊은 기운이 기대되는 무대”(송현민)다.

10월11일 열리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도 기대작이다.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지휘로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3번과 교향곡 40·41번을 연주한다. 피아노협주곡은 에센바흐가 연주와 지휘를 함께한다. “정통에 가까운 빈 필하모닉의 모차르트 해석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류태형)다.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은 정확한 날짜와 프로그램이 공개되지 않았는데도 4명의 추천을 받았다. 올해 서울 잠실에 새로 여는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 가운데 하나로, 고(古)음악 전문가 톤 쿠프만이 지휘를 맡는다. “고음악 개척자인 쿠프만과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개성 넘치는 음악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공연”(장일범)이자 “롯데홀의 음향을 실험할 기회”(이용숙)라는 설명이다.

두 명의 성악가가 3표씩을 받았다. 오는 23일 공연을 앞둔 ‘사무엘 윤의 바이로이트의 영웅’과 6월7일 열리는 요나스 카우프만 내한 공연이다. 사무엘 윤의 공연에는 “바이로이트의 스타 사무엘 윤의 예술세계를 다양한 레퍼토리로 접할 수 있는 보기 드문 리사이틀”(박제성), 카우프만의 공연에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테너로 뛰어난 실력과 빛나는 음성은 물론 오늘날의 예술적 해석과 감상자 수용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무대”(송주호)란 평가가 붙었다. LG아트센터에서 9월22일 열리는 세계적 클라리넷 연주자 자비네 마이어의 클라리넷 트리오 공연도 3명의 추천을 받았다.

그 외에도 베를린 방송교향악단(3월12~13일), 북독일 방송교향악단(5월26~27일), 드레스덴 필하모닉(6월26~27일), 도이치 캄머필하모닉(12월17~18일) 등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과 파벨 하스 콰르텟 내한 공연(6월16일) 등이 2표씩을 받았다.

○설문에 참여한 음악평론가
김문경 류태형 박제성 송주호 송현민 유형종 이영진 이용숙 장일범 최은규 황장원(가나다순)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