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세금 더 걷으면 되지'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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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의 유동성 함정
경제 어려울 때 增稅는 역효과
재정정책의 묘수가 필요한 시기
윤창현 < 한국금융연구원장 >
경제 어려울 때 增稅는 역효과
재정정책의 묘수가 필요한 시기
윤창현 < 한국금융연구원장 >
![[다산칼럼] '세금 더 걷으면 되지'의 역설](https://img.hankyung.com/photo/201501/AA.9483378.1.jpg)
서머스 교수에 따르면 현재 거시경제상황은 확장적 재정정책을 사용하기에 아주 유리한 상황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지속적으로 확장적 통화정책을 실행하다 보니 시장에서는 금리가 제로가 되면서 더 이상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유동성 함정’이 나타났고, 이 상황이 더욱 심화되다 보니 화폐시장의 균형에 이상이 생기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의 효과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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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일한 세션에서 알레시나 하버드대 교수는 유럽의 재정조정에 대한 분석결과를 제시하면서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가 지출을 줄이거나(지출 감소), 세금을 늘리는(증세) 정책이 필요한데 이 두 가지 정책의 효과가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두 가지 정책 중 증세의 영향은 매우 부정적이다. 주로 지출 조정에 의존한 아일랜드와 영국은 좋은 결과를 얻은 반면 증세를 추구한 이탈리아는 매우 안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런 논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우리 경제 일각에서는 ‘필요하면 세금 더 걷으면 되지’ 하는 식으로 증세를 쉽게 여기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그러나 증세는 맡겨놓은 돈을 찾아 쓰는 것이 아니다. 민간이 써야할 돈을 정부가 가져다 쓰는 정책이다. 정부가 세금을 더 걷으면 민간의 가처분소득은 줄어들지만 정부지출을 늘릴 수 있으니 중립적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이런 중립성이 깨질 수 있다.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서 충격을 받은 민간 경제주체들이 지출을 크게 줄여버리면 증세의 중립성이 깨지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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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논의들은 우리 경제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데 이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재정지출 증대의 효과가 상당 부분 극대화될 수 있다. 특히 세월호 사태 이후 노후된 인프라에 대한 교체수요가 커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재정지출 확대와 국민 안전성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효과를 거둘 필요가 있다. 둘째,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증세정책은 그 효과가 부정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일본과 유럽의 사례를 참고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에 대한 다양한 검토와 논의를 통해 새해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딛고 순항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윤창현 < 한국금융연구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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