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호주·태국·베트남 관세율 이의 제기…일본·대만 관심 표명

최석영 주 제네바대표부 대사는 5일(현지시간) "지난 연말까지 미국·중국·호주·태국·제트남 등 5개국이 한국의 쌀시장 전면개방을 전제로 한 관세율 513%가 너무 높다고 세계무역기구(WTO)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최 대사는 "호베르토 아제베도 WTO 사무총장이 지난 9월 한국의 쌀시장 관세화 의향을 회원국들에 발표하면서 이에 대해 이의 있는 회원국은 연말까지 이의를 제기하도록 했다"면서 "일본·대만 등도 관심을 표명하면서 이제 쌀 관세화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의 신청한 나라 중 베트남을 제외한 국가들은 그동안 쌀시장 개방을 유예하는 대신 WTO에 제출했던 양허표에 따른 기존 의무수입물량(MMA) 40만t 중 글로벌 쿼터인 20만t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에 대해 국별 쿼터를 인정받았던 나라들"이라며 "앞으로 이들 국가로부터의 의무 수입물량을 폐지하고 모두 글로벌 쿼터화한다는 의미에서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지난 연말 WTO에 공식 이의 제기가 아니라 질의서를 제출했는데 질의서 말미에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이의를 제기한다는 주장을 덧붙였다고 WTO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또 "일본·대만 등도 비록 소량이지만 쌀을 한국에 수출하고 있어 관심을 표명했다"며 "한국의 쌀시장 관세화는 WTO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관심을 표명하는 다른 회원국이 나타나면 역시 협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쌀시장 관세화 협상 예상 소요기간에 대해 최 대사는 "우리보다 앞서 쌀시장을 개방한 일본과 대만이 이의 제기 국가들과 각각 23개월, 57개월의 협의를 거쳐 관세율을 확정했다"면서 "양자 협의를 모두 끝내고 WTO 시장접근위원회와 일반위원회를 거쳐 WTO 사무총장이 협상 종료를 공지할 때까지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예상되는 협상의 어려움을 묻는 말에 최 대사는 "쌀시장을 개방하고 국별 쿼터가 없어지면 소비자 선호에 따라 값싸고 품질 좋은 쌀을 수출하는 나라가 더욱 많은 물량을 가져갈 수 있다"면서 "시장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는 기존 수출국 중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끝까지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시장에서 중국과 태국은 가격 면에서, 미국은 품질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쌀 관세율 513%가 높은 수준이냐는 질문에 최 대사는 "국제적으로 지금까지 쌀이나 고철 등은 가격이 아니라 무게에 따라 관세를 매겨왔지만, 점차 가격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는 추세"라면서 "일본과 대만은 종량제에 따라 관세화를 했는데 당시 이들 국가의 관세율을 종가제 방식으로 환산하면 1천%를 넘어선다"며 한국의 쌀 관세율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의 쌀시장 개방에 따른 관세율 513%는 WTO 협정과 농업협정에 따라 결정한 것이며 WTO 회원국들과 협상을 통해 반드시 관철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rhe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