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학회 연례총회가 사흘 일정을 끝냈다. 1885년 설립돼 올해 130년째를 맞는 미국경제학회가 매년 여는 이 행사는 단순히 경제학자들만의 학술행사가 아니다. 학자들은 물론 미국 경제를 실제로 움직이는 기업인, 중앙은행(Fed) 관계자 등 2만여명의 경제 경영 분야 최고 지성들이 한데 모이는 자리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올해 학회장이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이 부학회장을 맡은 것만 봐도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총회에서는 매년 500개의 세션별로 최신 경제학 연구결과와 세계경제 전망, 각종 경제이슈에 대한 해법이 발표된다. 총회 기간에는 경제학도들을 위한 일종의 잡마켓도 열려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우수인력을 현장 채용하기도 한다. 최고 엘리트들의 학문 경연장이자 산학협력의 현장이며 고급두뇌 채용시장인 셈이다.

이런 학회의 존재야말로 미국이 가진 저력의 원천이다. 미국이 오랫동안 세계 최강을 유지하는 것은 최고의 기술력 덕분이다. 또 그 기술은 누가 뭐래도 세계 최고 수준인 지력이 뒷받침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그런 지력은 최고급 인재들 간의 열린 교류와 협력의 장에서 나오는 것이다. 지력 고갈로 허덕이는 우리에겐 부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