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을 경쟁치열…오세훈 김문수 차출설 고개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예정에 없이 치러질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일부 지역에서 예비후보 등록이 잇따르는 등 선거 열기가 조기에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3곳에서 치러지는 4월 보선은 미니 선거이지만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수도권 2곳이 포함된 데다, 올해 임기 반환점을 도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 의미가 더해지면서 갈수록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먼저 서울 관악을은 지난달 30일 중앙선관위가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한 지 나흘 만인 2일 현재 새누리당에서 19대 총선에 출마했던 오신환 관악을 당협위원장, 새정치연합에서 이 지역 18대 의원을 지낸 김희철 전 의원, 무소속 홍정식 시민단체 활빈단 대표 등 3명이 예비후보로 등록, 활동을 시작했다.

새누리당에서는 과거 이 지역 당협위원장을 지냈던 김철수 양지병원장의 이름도 거론되는 가운데, 야권 강세가 두드러진 지역인 만큼 르완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이달 말 귀국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나 서울대 출신인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을 '차출'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일각에서 꺼내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정태호 전 노무현 대통령 대변인이 가장 유력하다.

문재인 의원의 브레인이기도 한 정 전 대변인은 지난해 지역위원장 선거에서 승리, 기선을 제압했다.

정 전 대변인에 맞서 구청장 출신으로 호남 출향 구민의 지지세가 두터운 김희철 전 의원이 고토 회복을 벼르는 가운데 안철수 의원 측 인사인 박왕규 '더불어사는 행복한 관악' 이사장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보선이 실시되는 3곳 중 경기 성남중원은 새누리당 세가 만만치 않아 그나마 여당으로서는 해볼만한 지역으로 꼽힌다.

현 당협위원장이고 17∼18대에 이 지역에서 연속 당선돼 지역 기반이 탄탄한 신상진 전 의원이 1순위로 거론된다.

김문수 위원장은 경기지사를 지낸 연유로 이 지역에서도 본의 의사와 관계없이 차출설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정환석 현 지역위원장이 일단 가장 유력하다.

작년 11월 지역위원장 경선에서 경쟁자였던 비례대표 은수미 의원을 누를 정도로 이 지역에서 오랜 기간 조직을 다져왔다.

안철수 의원과 신당 창당 작업을 같이 했던 정기남 한국정치리더십센터 소장도 이름이 거론된다.

광주 서구을은 새정치연합의 '텃밭'으로 다른 어느 곳보다 야당 내부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주에서 '호남의 희망'이라는 사무실을 내고 정치 행보를 재개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며, 직년 6·4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나섰다가 무소속 단일화로 출마를 포기한 이용섭 전 의원, 강운태 전 광주시장도 자천타천으로 거명된다.

작년말 새정치연합 지역위원장 자리를 꿰찬 조영택 전 의원, 지역위원장에 응모했던 김하중 당 법률위원장, 정상용 전 의원도 도전할 것으로 보이며, 전남일보 기자 출신인 김정현 당 수석 부대변인 이름도 거론된다.

새누리당에서는 전남 순천·곡성에서 선거 역사를 새로 쓰며 당선된 이정현 의원의 여세를 몰아 '호남의 공천포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일단 이명박정부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냈고 18·19대에 광주 서갑에 출마했던 정용화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교수가 거론되며, 조준성 전 광주시당 사무처장의 이름도 나온다.

일각에선 호남 출신으로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차출'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아이디어로 거론하지만, 김 전 총리 측은 "정치 활동을 다시 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야권에서는 이들 지역에서 의원직을 상실한 통진당 출신의 이상규(서울 관악을), 김미희(경기 성남중원), 오병윤(광주 서구을)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재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선거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