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측면 지원 나선 이주열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지난 22일 정부가 발표한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방향과 각론 모두 잘 짜여졌다”며 “정부의 구조개혁 방향과 의지를 국민들이 믿고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23일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경제분야 전문가들과 가진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정부가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의 요지는 구조개혁을 통해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고 잠재력을 확충하는 것”이라며 “방향을 적절하게 잘 잡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각론 면에서도 노동시장과 금융부문 개혁, 투자의욕 고취 등 필요한 조치들을 모두 망라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국내외 안팎으로 어려운 여건에서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정부를 측면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이어 “다만 문제는 실천”이라고 지적하며 “구조개혁에는 가계와 기업 등 각 경제주체의 상생적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의 비효율성을 도려내는 구조개혁 작업에는 일정 수준의 고통이 뒤따르더라도 이익집단 등의 반발이 자제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 총재 자신도 올 하반기 이후 부쩍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한은에 대한 금리인하 압력이 높아질 때마다 “통화정책만으로는 경기 회복에 한계가 있다. 정부의 구조개혁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참석자들도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와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한국 경제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기업들이 창의적인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각 부문의 체질 개선을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전용원 대한석유협회장, 황규호 SK경영경제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