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코스닥지수는 0.40% 하락한 534.65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1.91% 하락했고, 9월19일 연중 최고치(581.38·종가 기준)에 비해선 석 달 동안 8.04% 떨어졌다. 연말에 코스닥지수가 하락세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역설적으로 코스닥시장의 주를 이루는 중소형주가 ‘바닥’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기대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6년간 코스닥시장이 예외 없이 12월 저점, 신년 1~2월 강세의 모습을 반복했다는 게 이 같은 주장의 근거다.
'연초 효과' 노린다면 코스피보다 코스닥
○강한 ‘연초 효과’ 기대

대신증권 분석 결과, 2009년 이후 코스피지수에 비해 코스닥지수가 연말에 부진하고 연초에 초강세를 보인 움직임을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간 11월은 코스닥지수가 코스피지수에 비해 평균 2.6%포인트 더 하락했고, 12월엔 평균 1.1%포인트 더 빠졌다. 반면 1월과 2월에 코스닥지수는 각각 평균 2.6%, 2.1% 상승한 반면 코스피지수는 1월에 평균 0.2% 상승했고, 2월에 평균 1.0% 하락했다. 연중 코스닥지수 상승률이 코스피지수를 평균 2%포인트 이상 압도한 경우는 1·2월뿐이었다.

평균뿐 아니라 최근 6년간 코스닥지수는 1월에 5번, 2월엔 6번 모두 코스피지수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특히 작년과 올해 1월엔 코스피지수 대비 상승률이 3.2%포인트와 6.5%포인트를 기록할 정도로 연초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년 코스닥시장에 뚜렷한 연초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연말 저점에 코스닥종목과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그는 통계적으로 폐장 7~9거래일 전이 코스닥시장 매수 최적기인 ‘바닥’을 형성한다고 덧붙였다.

코스닥지수가 ‘초강말약(初强末弱)’ 패턴을 보이는 이유는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불경기로 상장사들이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면서 매도물량이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신년 초에는 사업계획 발표 등이 집중되면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요동치는 코스닥시장

반면 최근 몇 년간 반복된 코스닥시장 ‘연초 효과’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 내 판도 변화가 심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 최근 코스닥시장은 ‘신흥강자’의 출현으로 시가총액 상위종목 순위가 급변하고 있다. 이달 1일 기준 시가총액 순위 24위였던 게임주 웹젠은 중국시장 흥행에 힘입어 이달에만 주가가 36% 뛰며 23일 현재 14위까지 순위를 올렸다. 바이오주 메디톡스는 11월에 시가총액 9위를 유지하다 이달 들어 7위로 올라선 뒤 이날 CJ E&M을 제치고 6위를 차지했다. 보톡스 시장 글로벌 선두업체인 미국 엘러간의 판매망을 통해 해외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란 소식에 이달 들어 주가가 17% 상승한 덕을 봤다.

반면 뚜렷한 실적을 내놓지 못한 게임빌은 13위에서 21위로 떨어졌고, 컴투스는 8위에서 9위로 하락했다. 카지노주 파라다이스도 중국 정부의 단속 강화 조짐에 이날 순위가 3위에서 4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오현석 삼성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코스닥시장 전체가 같이 좋기는 힘들고 실적과 성장성에 따라 개별 종목별로 차이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욱/김희경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