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앞으로 영화상영관별로 상영 스크린 수와 기간 등 상영정보를 공개해, 계열사가 제작하거나 배급한 영화에 더 많은 상영관을 할애하는 '수직계열화' 행위를 실시간 감시한다.

문체부는 23일 김희범 제1차관 주재로 정부 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영화산업 불공정 행위 차단과 감시, 징벌 등 대응 조치들을 밝혔다.

이는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22일 자사나 계열사 영화에 스크린 수, 상영기간 등을 유리하게 제공한 CJ CGV와 롯데시네마를 상대로 불공정행위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조치를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상영정보 공개는 이달 말부터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영화상영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통해 이뤄진다. CJ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주요 영화상영관별로 상영 중인 영화의 스크린 수와 상영회수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뉴 등 4개 주요 배급사가 차지하는 전체 영화 점유율은 78.4%, 한국영화만 놓고 보면 93.6%에 이를 정도로 편중도가 높다.

하지만 시장에 대한 직접 규제보다는 상시 정보공개가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와 불공정행위 단속근거 마련을 통해 시장의 선순환을 도모한다는 게 이번 정책의 취지다.

문체부가 출자하는 콘텐츠 관련 펀드의 CJ및 롯데 배급영화 투자제한 조치는 최소 3년 이상 유지하기로 했으며, 이들의 공정영업 행위가 확인된 이후 해제하기로 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내년 이후 정부가 참여해 조성하는 국내 펀드 가운데 220억 원 가량이 영화산업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펀드 운용이 통상 4년이며 대기업, 중소기업 배분율이 50대 50임을 감안하면 연간 27.5억 원 가량의 대기업 투자 몫이 중소기업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단, 글로벌펀드나 한중 공동펀드와 같이 해외 진출과 국제적 경쟁을 위한 콘텐츠 투자 펀드의 경우 예외를 두기로 했다.

문체부는 이외에도 영진위가 운영하는 '영화인 신문고'와 '불공정행위신고센터'를 통합해 영화산업 관련 '공정환경 조성센터'를 설립한다. 센터는 그간 이뤄진 영화계의 자율협약과 표준계약서 이행에 대한 감시, 노사 관계와 유통 전반에 대한 불공정행위 접수와 시정권고 등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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