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용우는 독특한 배우다. 코믹하면서도 슬퍼 보이고, 조용한 눈빛 속에 농담을 감추고 있다. 인터뷰에서 만나면 최선을 다해 말을 하지만, 들을 수 있는 말은 많지 않다. 워낙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서형 이유영, 아름다운 두 여인과 함께 찍은 영화 `봄`을 가지고 이야기할 때의 박용우는 약 3년 전에 만났을 때와는 다소 달라진 듯이 보였다. 인생의 봄이란 무엇인지를 안 듯이 `달인`의 면모를 풍기게 된 그를 만났다.





★"내 분량도 자르라고 했다" 왜?



`봄`은 베트남 전쟁 이후를 배경으로 한 서정적이면서도 가슴 아픈 드라마다. 부족할 것은 없지만 큰 병을 얻어 조각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된 준구(박용우), 그의 곁에서 헌신적인 사랑을 바치는 아내 정숙(김서형), 척박한 현실 속에 아이를 키우며 생계를 이어나가다 준구의 조각을 위해 누드 모델로 발탁되는 민경(이유영) 세 사람이 주인공이다. 남자 한 명에 두 여주인공이 있다 보니 흔히 `불륜`이나 `삼각관계`를 떠올리게 되지만 영화는 그런 것들과는 털끝만큼도 관련이 없다.



굳이 요약을 하자면 숭고한 예술의 세계와, 그를 통해 절망 속 구원 즉 `봄`을 얻게 되는 세 사람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박용우는 "처음부터 시나리오에 큰 애착을 가졌고, 적극적으로 감독님께 의견을 피력하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배우가 연출을 가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오해는 없었을까. 박용우는 "솔직히 전에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고 선선히 인정했다. "전부터 그런 얘기하는 걸 좋아했는데, 오해도 많이 샀어요. 하지만 제가 감독 행세를 하려고 하거나 제 분량을 늘리려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작품의 질을 높이려고 한다는 게 전달되고는 오해도 없어졌죠."



자신의 티 나는 열연이나 스스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은 전부 잘라 달라고 했다는 게 박용우의 말이다. "많이 나오는 게 아니라 작품이 중요하죠. 저는 감히 제

가 그렇게 요청함으로써 작품이 더 나아졌다고 생각해요."





★누구의 얼굴도 아닌, 누구의 얼굴도 될 수 있는 얼굴…그것이 궁극 아닐까



배우도 연기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예술가다. 병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표현할 수 없게 된 조각가 준구의 심경에 박용우는 얼마나 공감했을까. 그는 "배우도 예술가라고 생각해 주다니 고맙다"며 미소를 날린 후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연기에 대한 생각이 달랐는데,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고 자신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 `봄`의 말미에는 조각가 준구의 필생의 작품이 등장한다. 영화에서는 그 작품이 정확히 누구의 얼굴인지 설명되지 않는다. 관객이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



박용우는 "그 얼굴 조각은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영화에 등장하는 알몸의 민경을 만든 것이었다"며 "그런데 그렇게 가면 너무 단편적일 것 같아 감독님께 이런저런 제안을 해서 결국 바뀌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자화상으로 할지, 아내인 정숙의 얼굴로 할지, 아니면 아무것도 없는 판을 상징적으로 놔둘 것인지를 고민한 끝에 결국 준구의 작품은 `누구의 얼굴도 아닌 어떤 얼굴`로 결정됐다. 이 얼굴은 어떻게 보면 준구 자신의 모습 같기도 하고, 정숙이나 민경, 또는 어떤 보편적인 얼굴 같기도 하다.



박용우는 "나 또한 연기에 대한 생각에 크나큰 변화를 느끼는 도중 `봄`이란 영화 속 준구를 만났다"며 "불과 1년 전만 해도 내 목소리가 싫어서 일부러 변조해서 연기를 해 보기도 하고, 나 자신이 아닌 어떤 다른 존재가 돼 보려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민경이란 모델을 통해 스스로의 예술을 발견한 준구처럼, 박용우 역시 한동안의 가라앉은 기간을 거쳐 자신의 연기에서 어떤 답을 찾게 됐다.



"`봄`은 그런 변화를 해 가는 중간 단계에 찍은 영화예요. 이제는 저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목소리를 억지로 변조하려는 노력 같은 건 하지 않아요. 마치 준구가 이것저것 시도해 보다가 누구의 얼굴도 아닌 어떤 얼굴을 만들었듯이, 저도 제가 가장 자연스럽고 단순하고 쉽게 할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하는 게 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렇게 자기 자신에 대해 애정을 갖고 받아들이게 된 뒤 박용우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참지 않고 적극적으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지승 감독과 함께 밴드를 결성, 드럼을 치게 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알았다고 할까요? 삶은 재밌게 살아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즐거워졌어요. 일보다 중요한 건 사생활이라는 생각도 확고해졌고요."



"일보다 중요한 건 사생활"이라는 말은 주로 애 아빠가 됐을 때나 하는 말 아니냐고 반문하자 그는 "아직 그럴 준비는 안 됐다"고 웃으며 "몇 년 전에도 말은 이렇게 했는데, 지금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1년이 넘었으니 조금은 자란 것 아니겠나"라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yeeuney@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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