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조세구조 최적으로 설계되려면
국회는 연말마다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진통을 겪는다. 이번에 법정시한 내 예산안을 처리한 것이 12년 만이란 사실은 예산 짜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산은 국민에게 걷은 돈인 세금을 바탕으로 짠다. 그렇기에 조세정책은 전문가든 일반 국민이든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분야다.

관세청장을 지낸 허용석 삼일회계법인 상임고문이 펴낸 《택스 리디자인》은 시장의 핵심 요소인 조세의 각 부문을 다룬 조세정책론이다. 저자는 세금의 역사와 한국의 재정 상황, 국가 채무 등 거시적 관점에서 출발한다. 이어 최적 조세구조를 설계하는 데 있어 복지 선진국의 조세구조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맞는지, 법인세와 소득세 부담이 높은지, 소득 재분배 기능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등 최근 이슈를 다룬다. 세부적으로는 부가가치세율 인상과 물가의 관계, 금융 관련 세제, 국민의 납세의식 등 다양한 주제를 책에 담았다.

저자는 전문성과 현장감을 담아 각 주제를 논의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뒤 경제학 이론에 비춰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정부가 시행하는 세제를 대상으로 각 세제의 성과와 관련한 실증 연구 결과를 요약 제시하고, 기존 세제나 새롭게 도입되는 세제에 대한 전문가 견해도 정리했다.

저자는 이 책이 창작물이 아닌 편집물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최근 2~3년 동안 언론 기사를 토대로 조세 이슈를 수집했다. 또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연구한 내용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설명했다. 조세 행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입문서가 될 만하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