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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민간 경험 확대 필요한 공직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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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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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에서 잘나가는 공무원이 뭣하러 중소기업이나 협회에 배우러 가겠습니까. 갔다 오면 오히려 손해죠.” 공무원들의 민관 인사교류와 관련해 한 행정자치부 관계자가 기자에게 들려준 얘기다.

    정부는 2002년부터 민간기업의 경영 기법을 배우고, 인사 교류를 위해 ‘공무원 민간근무휴직제도’를 운영 중이다. 근무경력 3년 이상의 4~7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최대 2년간 민간기업에 파견하는 방식이다. 올해 민간근무휴직 대상자를 영입하겠다고 신청한 민간기업과 협회는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개인정보보호협회, 옴니텔 등 8곳이다. 신청 기관은 협회와 중소기업으로 한정돼 있다. 2004~2005년의 신청 기업 24곳과 비교하면 3분의 1로 줄었다.

    이유가 뭘까. 이 제도는 2002년 도입된 후 2008년부터 중단됐다가 4년 만인 2012년 부활했다. 2000년대 중반 공무원들이 이 제도를 활용해 민간기업으로 옮기면서 억대 연봉을 받고, 이로 인한 민관 유착이나 부패 등의 부작용이 불거진 탓이다. 정부는 제도를 부활하면서 대기업과 금융지주회사를 비롯해 로펌·회계·세무법인 등은 신청할 수 없도록 했다.

    정부가 제도를 보완하자 오히려 ‘민관 인사 교류’라는 취지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은 민관 유착 논란 등을 의식해 신청을 꺼린다. 올해는 공무원을 영입하겠다고 나선 기업이 거의 없어 추가 공고를 내 한 달 동안 신청기간을 연장해야 했다.

    민간기업의 경험을 배우는 건 공무원들에게 권장해야 할 일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004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재직 시절 1년가량 전국경제인연합회에 파견근무를 다녀온 뒤 “기업이 최고 애국자”라며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했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민관 인사교류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건 국가적 낭비”라며 “해당 제도를 손질하겠다”고 말했다.

    유명무실해진 민간근무휴직제도는 손질하는 게 바람직하다. 공직사회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민간 분야와의 적극적인 교류가 필요하다. ‘어거지 규제’를 만들 게 아니라 민관 유착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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