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걱정 끝"…내년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大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전기자동차와 플러그인(충전식)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늘어날 조짐이다.

지금까지는 관공서 등을 중심으로 보급이 이뤄졌으나, 최근 들어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회사들도 초기 시장을 잡기 위한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현대자동차가 내년 상반기 내놓을 LF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성큼 다가온 전기차 시대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는 내년에 충전해서 타는 쏘나타 출시를 시작으로 향후 PHEV를 6개 차종으로 확대하고 주행거리를 늘린 준중형급 전기차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한국닛산은 12월 중 순수 전기차 리프의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리프가 추가되면 기아차 레이와 쏘울, 한국GM 스파크, 르노삼성 SM3, BMW i3와 함께 6개 모델이 판매 경쟁을 벌이게 된다. 최근 접수가 끝난 서울시 전기차 보급 사업에는 BMW i3가 가장 인기를 끌었다.

PHEV의 경우 BMW코리아가 내년 3월 출시하는 충전식 하이브리드 쿠페 i8을 시작으로 현대차 쏘나타, 아우디 A3, 폭스바겐 골프, 도요타 프리우스 등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PHEV는 초기 주행거리 30~50㎞는 전기차처럼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모터로만 달리고, 이후엔 일반 하이브리드카처럼 휘발유 엔진과 배터리가 함께 작동해 연료를 절감하는 방식이다. 서울 도심 통근자의 출퇴근 거리가 30~40㎞로 짧을 경우 PHEV는 달리는 도중 충전할 필요가 없다.

현재 전기차는 신차 구입 때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 재원이 한정적인 데다 충전시설도 부족해 당장 보급 대수를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전기차와 내연기관차가 합쳐진 PHEV는 전기차보다 가격이 싸고 급할 땐 기름을 넣고 주행할 수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PHEV는 가솔린 하이브리드보다 연비는 더 높이면서 전기차가 안고 있는 충전 인프라 부족의 약점도 보완 가능하다”고 말했다. 충전시설이 조금 더 확충되고 가격이 추가로 인하되면 충분히 현실적인 미래형 자동차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오토모티브는 PHEV 시장이 올해 16만대에서 2020년 139만대로 친환경차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를 포함하면 2020년까지 배터리 충전식 자동차 수요는 24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