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는 5년 내 서울~부산을 한 번 충전으로 왕복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안병기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연구소 연료전지개발실장(가운데)과 연구원들이 부품 내구성 실험 과정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기아자동차는 5년 내 서울~부산을 한 번 충전으로 왕복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안병기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연구소 연료전지개발실장(가운데)과 연구원들이 부품 내구성 실험 과정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평균연비 2020년까지 25% 개선…친환경車, 도요타와 양강 목표
현대·기아자동차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2020년까지 자동차 평균 연비를 25% 개선하고, 현재 7개인 친환경차 모델을 22개로 확대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친환경이라는 자동차업계의 큰 흐름 속에서 이 분야의 확고한 리더가 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현대·기아차는 전체 차량의 평균 연비를 2020년까지 현재보다 25% 높이는 내용 등을 포함한 ‘2020 연비 향상 로드맵’을 확정했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먼저 차세대 엔진과 변속기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현재 가솔린(6개)과 디젤(4개)을 포함해 전체 10개 엔진 중 70%를 차세대 엔진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가솔린 엔진 부문에선 연비를 올리고 성능도 보강하는 터보엔진 수를 늘리고 중형 세단용 엔진(누우)과 소형차 엔진(카파)을 개선하기로 했다.

디젤 엔진에서는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1차적으로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등에 들어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R엔진을 대체할 신형 디젤 엔진을 개발하기로 했다. 엔진과 별도로 변속기의 효율도 개선하고 최고 8단인 후륜 변속기도 10단 이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파워트레인 경쟁력 강화로만 20% 안팎의 연비 향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가솔린 엔진은 11~13%, 디젤 엔진은 16~18%, 변속기는 2~9%의 연비 개선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머지 5% 이상의 연비 향상은 경량화와 친환경차 개발로 충족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가 연비 경쟁력 확보에 대대적으로 나선 것은 한국과 미국, 유럽 등의 연비 규제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 9월 한국 정부는 2020년까지 연비를 L당 24.3㎞로 개선하거나 L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7g으로 줄이도록 했다. 미국도 L당 15.4㎞인 연비 하한선을 2020년까지 18.8㎞로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현재 7개인 친환경차 모델을 22개로 확대하기로 하고, 우선 내년부터 하이브리드카 전용 모델을 생산하기로 했다. 처음 개발하는 전용 모델이지만, 하이브리드카의 대명사 격인 프리우스의 연비(21㎞/L)를 뛰어넘을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도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모터 힘으로 움직이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내연기관을 구동하기 때문에 배터리만 이용해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보다 시장 전망이 밝다. 이 같은 수요를 잡기 위해 내년 상반기에 쏘나타 PHEV를 양산한다. 이 후에 아반떼를 비롯해 준중형급 PHEV로도 차종을 확대해 2020년까지 6개의 PHEV를 생산하기로 했다.

일반 하이브리드카 모델은 4개에서 12개로 늘린다. 현재 하이브리드 양산 모델인 쏘나타(YF), K5, 그랜저, K7 등에 내달 신형 쏘나타(LF) 하이브리드를 추가하고 소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적용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 부문에서는 주행거리 확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새로운 차종을 만드는 것보다 한 번 배터리를 충전해 움직일 수 있는 거리를 늘리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쏘울 전기차를 잇는 신형 전기차의 배터리 성능을 개선해 현재 최대 148㎞인 주행 가능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