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충격 딛고 4분기 출격할 종목은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 충격 여파가 크다. 당초 추정치를 달성하지 못한 실적 발표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어서다. 경기와 환율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까지 겹치면서 연간 실적 전망치를 내려잡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4분기 실적 개선 종목 선별 작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업종별 전망을 감안해 낙폭과대로 가격 매력이 높아진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눈높이 낮아진 3분기…주가 탄력도 한계

2일 현재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 중 절반 이상은 시장의 ‘예상 실적 평균치’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놓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치가 있는 67개 종목 중 61%(41개)의 3분기 영업이익이 추정치보다 적었다. 순이익이 추정치에 이르지 못하는 종목도 절반(33개)에 달했다.

삼성전기, 대림산업, OCI 등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고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두산엔진 등은 적자 탈출은커녕 적자 규모가 더 확대됐다. 업종별로 영업이익이 추정치에 크게 못 미친 종목엔 GS건설(-53.13%) 현대건설(-17.02%) 등 건설업종의 주요 종목과 삼성전자(-14.43%) LG화학(-14.02%) 등 전자와 화학업종의 대표주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준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 악화에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예상치를 소폭 웃돈 종목들의 주가마저 탄력을 못 받고 있는 분위기”라며 “3분기에 대한 실망이 컸던 만큼 4분기 실적 개선 업종에 대한 관심과 민감도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 상향 종목도 ‘옥석’ 가려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실적 추정치가 있는 163개 종목 중 이달 들어 올 7월 초 대비 실적 예상치가 상향 조정된 종목은 21개였다. 컴투스(304.65%) LG디스플레이(36.83%) 대우증권(34.32%) 아모레G(31.22%) 롯데칠성(31.22%)의 조정폭이 컸다. 우리투자증권(24.84%) 키움증권(17.7%) 등 증권과 우리금융(30.09%) JB금융지주(11.74%) 등 금융주, 하이트진로(24.43%) CJ제일제당(16.98%) 대상(8.69%) 등 음식료주도 4분기 실적 추정치가 크게 증가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이사는 “소재 산업재 종목의 해외 변수 여파가 컸지만 건설업종 중에서도 국내에 주력한 현대산업 같은 종목의 실적은 양호했다”며 “내년 상반기 경기 회복을 기반으로 디스플레이, 운송, 생활용품, 금융 등의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선 정유 화학 등 대표적인 ‘낙폭과대’ 업종 중 3분기 실적이 바닥이었던 종목들의 개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이 대표적인 낙폭과대주로 꼽힌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추정치를 크게 밑돌았어도 바닥권이라는 확신이 드는 종목들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며 “증시 조정 이후 대형주 중심의 낙폭과대 종목들이 가장 뚜렷한 반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종별 차별화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점유율은 상승했지만 수익성이 악화된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업종의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건설부문은 고질적인 저가 수주를 많이 털어냈고 조선업체들도 손실 요인을 3분기에 대부분 반영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강지연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