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종합상사서 소비재 업체로 변신…렌터카·패션·면세점 등 신사업 키운다
종합상사인 SK네트웍스(사장 문덕규·사진)가 수입차 정비업에 뛰어든 것은 수익원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SK네트웍스는 렌터카 1위 업체인 KT금호렌터카 인수전에 뛰어들어 자동차 관련 사업을 키우는 한편 면세점과 패션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신사업 비중을 늘리고 주력 사업인 자원개발과 에너지 부문에선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자동차 관련 사업 확대

SK네트웍스는 작년 말까지 사업 조정에 주력했다. 1953년 회사 설립 이후 수십년간 확대해오던 자원개발 사업을 효율적으로 재편하는 데 집중했다. 작년 6월 터키의 철강 가공 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작년 말 브라질 철광석 업체인 MMX의 주식 가치를 재평가했다. 중국의 구리광산인 북방동업의 지분 매각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수백명의 인력을 내보내거나 계열사로 재배치했다.

SK네트웍스, 종합상사서 소비재 업체로 변신…렌터카·패션·면세점 등 신사업 키운다
SK주유소 사업과 휴대폰 유통업을 하는 에너지 유통 부문에선 복합화를 택했다. 주유소에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을 만들고 휴대폰 매장과 커피전문점을 함께 차리는 방식이었다.

올 들어선 차량 관련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스피드메이트를 통해 수입차 정비 사업을 시작해 기존에 해오던 수입차 부품 유통 사업과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내수 위축 속에서도 매년 15%가량 성장해온 렌터카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선두업체인 KT금호렌터카와 AJ렌터카가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 온 개인 장기 렌터카 부문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그 결과 2009년 사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렌터카 보유 대수를 3만대로 늘렸다. 이 회사는 보유 차량 수를 내년까지 5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 KT금호렌터카를 인수해 업계 4위에서 단숨에 1위로 뛰어오른다는 목표도 세웠다.

◆면세점과 패션 사업 강화

SK네트웍스는 호텔·면세점 사업도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급속히 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을 흡수하기 위해 지난 7월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 면세점을 2배로 늘리는 공사를 시작했다. 리모델링 공사 중임에도 면세점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내년 8월 확장 공사가 끝나면 면세점 사업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2022년까지 면세점 매출을 현재의 5배인 1조2000억원대로 늘린다는 게 SK네트웍스의 전략이다.

내수 진작을 위해 시내 면세점을 늘리려는 정부 정책도 SK네트웍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매장 확장 공사가 끝나면 워커힐호텔에 있는 카지노와 시너지효과가 커져 더 많은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패션 부문도 SK네트웍스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다. SK네트웍스는 여성복 ‘오즈세컨’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성공을 거둔 뒤 미국과 영국 등 세계 18개국 여성복 시장에 진출했다. 올 들어 ‘세컨플로어’라는 신규 브랜드를 내놔 20~30대 여성복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양대 주력 부문인 자원개발과 에너지 유통 사업에선 안정적 수익 기반을 유지하는 데 힘쓰고 렌터카와 면세점, 패션 등 3대 신사업에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