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싸우는 이라크 지상군을 지원하기 위해 격추 위험을 감수하고 처음으로 아파치 공격 헬리콥터를 투입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군 중부사령부의 커티스 켈로그 대변인은 이라크 서부 팔루자 인근 지역에서 헬기를 동원, 이라크 보안군의 작전을 지원했다면서 IS를 상대로 한 작전에 헬기가 동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켈로그 대변인은 헬기 투입은 이라크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면서 투입된 헬기는 이라크군과 함께 IS의 박격포 등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스티브 워런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헬기가 더 낮게, 더 느리게 날면서 개별 목표물을 더 잘 식별할 수 있어 IS와 직접 싸우는 이라크 지상군을 지원하는데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런 대변인은 이어 "우리 군은 수행하는 모든 개별 작전에서 위험 평가를 한다"면서 "이번에도 목표물에 적합한 플랫폼으로 생각돼 (헬기 배치)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미국 당국자는 이번 공격에 동원된 헬기가 아파치 공격 헬기라고 전했다.

전투기는 건물과 교량 등을 타격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아파치 헬기는 지상에 근접 비행하면서 보다 정밀하게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특히 아파치 헬기에 탑재된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은 IS 대원들이 타고 다니는 차량 대열을 타격하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미국이 바그다드에 아파치 헬기를 배치할 당시 미국 대사관과 공항에 있는 인력과 자산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던 점을 고려하면 실전에 헬기를 투입한 것은 확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전직 국방부 관리인 앤드루 크레피네비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60년대 베트남에서 미군의 개입 확대를 가져왔던 전임자들의 결정과 비슷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피네비치는 영국 더 타임스에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처음에는 훈련과 현지 군 지원에 나섰다가 이후 폭격 작전에 나섰고 결국 지상군을 파견했던 점을 언급하며 미국이 당시와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헬기는 기존 전투기나 폭격기보다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만큼 미군기가 격추될 위험도 커졌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의 분석가 크리스토퍼 하머는 "상공 3천 피트(9천m)에서 나는 고정날개 항공기는 IS 대원들이 보유한 무기로부터 안전하지만, 헬기는 그렇지 않다"라면서 "150피트(50m) 상공에서 나는 헬기는 로켓 추진식 수류탄이나 대구경 기관총으로 격추할 수 있어 훨씬 위험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