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원가 경쟁력·브랜드 가치가 투자종목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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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에게 듣는다 -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이사
부채 많고 손실 내는 종목은
시장 트렌드와 딱 맞아도 쳐다보지도 말아야
지주사, 배당·브랜드 가치…SNS 관련 게임주 주목
고수에게 듣는다 -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이사
부채 많고 손실 내는 종목은
시장 트렌드와 딱 맞아도 쳐다보지도 말아야
지주사, 배당·브랜드 가치…SNS 관련 게임주 주목
“투자 종목을 고를 땐 기술력, 원가 경쟁력, 브랜드 가치를 먼저 분석합니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그 다음 고려 사항입니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이사(사진)는 ‘자산운용 명가(名家)’ 재건을 위해 회사가 지난달 영입한 ‘에이스급’ 펀드매니저다. 지난달 말 신설된 액티브주식운용실을 이끌고 회사 대표 펀드인 ‘신한BNPP좋은아침희망’ 운용을 맡게 됐다.
정 이사는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신영자산운용, 케이원투자자문 등을 거치며 각각 ‘대형주 투자’, ‘가치주 발굴’, ‘시황상 최적 종목 선정’ 등의 투자 전략을 익혔다. 투수로 치면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최고 수준의 결정구를 3개씩이나 가졌다.
결정구가 많아서인지 정 이사는 특정 구종을 선호하진 않는다. ‘가치주 장기투자’가 기본 철학이지만 시장 상황도 고려한다. 그는 “가치주로 일정 부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장기투자하고, 나머지는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적합한 주식을 골라 투자해 시장 초과수익을 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부채 많고 자본 잠식된 기업은 피해야
정 이사가 펀드 운용의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은 ‘기업 발굴’이다. 그는 거시경제 상황이 아닌, 기업 방문과 재무 분석, 경영자 면담 등을 통해 우량 기업을 고르는 ‘상향식(bottom up)’ 발굴 방식을 선호한다.
정 이사는 종목을 고를 때 부채가 많거나 지속적으로 손실을 내서 자본잠식 상태인 종목은 무조건 빼고 본다. 주식시장 트렌드와 딱 맞아떨어지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더라도 쳐다보지 않는다. 그는 “회사가 오래 버티지 못하면 장기투자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기술 경쟁력 △원가 경쟁력 △브랜드 가치다. 그는 “기술력이 뛰어나고 원가 경쟁력이 있는 회사들은 업종이 초과수익을 올리기 힘든 경쟁 상황, 일명 ‘레드오션’이라도 살아남으면서 성장할 수 있다”며 “브랜드 가치가 있는 회사는 소비자들이 외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 이사는 과거 이 같은 요건을 적용해 투자했던 종목들의 사례로 카메라 모듈업체 파트론과 LED(발광다이오드) 부품업체 LG이노텍, 원전 설비업체 한전KPS,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 영원무역과 한세실업을 들었다.
○지주회사, 게임주 유망
정 이사가 최근 유망주로 꼽은 주식들은 지주회사다. 배당주로서의 매력과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이사는 “현재 개별 기업들이 각각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지주회사 중심으로 전환 중”이라며 “결국 지주회사가 그룹의 핵심이 되고 최대주주는 지분율을 높게 가져갈 것이어서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연관 게임 사업에도 진출했고 어느 정도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게임주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중견 게임업체들은 카카오톡 기반 게임주가 크게 오를 때 소외받는 모습이었다”며 “이 와중에도 일부 중견 게임주는 카카오톡 기반 게임을 육성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고 있어 최근 주가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엔터테인먼트주나 미디어콘텐츠주, 2차전지·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중소형주는 성장성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봤다. 정 이사는 “엔터주는 글로벌 성장세가 주춤한 느낌”이라며 “미디어콘텐츠주는 중국의 자체 제작 능력이 향상되면 도전받을 것”이라고 했다.
○성장주, 배당주 기로에 서있는 삼성전자
삼성전자에 대해선 “기로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성장 동력을 발굴해 ‘성장주’로 대접받을 것인지, 아니면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배당주’로 자리매김할지 정해야 하는데, 아직 불확실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순매수세에 대해선 ‘애플의 전철’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이사는 “초기 아이폰으로 성장주 지위를 누렸던 애플은 경쟁 심화로 주가가 빠지자 ‘주주환원정책’을 늘려 ‘배당주’로 대접받았다”며 “아이폰6의 성공 이야기가 솔솔 나오면서 다시 성장주로 대접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들도 삼성전자가 배당주로 바뀌었다가 내년 이후 다시 ‘성장주’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최근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기 절정의 ‘배당주 펀드’에 대해선 “배당주들은 주가가 급등했지만 그만큼 배당을 늘릴지는 의문”이라며 “배당수익률이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배당을 늘릴 만한 종목’을 발굴하는 게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이사(사진)는 ‘자산운용 명가(名家)’ 재건을 위해 회사가 지난달 영입한 ‘에이스급’ 펀드매니저다. 지난달 말 신설된 액티브주식운용실을 이끌고 회사 대표 펀드인 ‘신한BNPP좋은아침희망’ 운용을 맡게 됐다.
정 이사는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신영자산운용, 케이원투자자문 등을 거치며 각각 ‘대형주 투자’, ‘가치주 발굴’, ‘시황상 최적 종목 선정’ 등의 투자 전략을 익혔다. 투수로 치면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최고 수준의 결정구를 3개씩이나 가졌다.
결정구가 많아서인지 정 이사는 특정 구종을 선호하진 않는다. ‘가치주 장기투자’가 기본 철학이지만 시장 상황도 고려한다. 그는 “가치주로 일정 부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장기투자하고, 나머지는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적합한 주식을 골라 투자해 시장 초과수익을 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부채 많고 자본 잠식된 기업은 피해야
정 이사가 펀드 운용의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은 ‘기업 발굴’이다. 그는 거시경제 상황이 아닌, 기업 방문과 재무 분석, 경영자 면담 등을 통해 우량 기업을 고르는 ‘상향식(bottom up)’ 발굴 방식을 선호한다.
정 이사는 종목을 고를 때 부채가 많거나 지속적으로 손실을 내서 자본잠식 상태인 종목은 무조건 빼고 본다. 주식시장 트렌드와 딱 맞아떨어지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더라도 쳐다보지 않는다. 그는 “회사가 오래 버티지 못하면 장기투자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기술 경쟁력 △원가 경쟁력 △브랜드 가치다. 그는 “기술력이 뛰어나고 원가 경쟁력이 있는 회사들은 업종이 초과수익을 올리기 힘든 경쟁 상황, 일명 ‘레드오션’이라도 살아남으면서 성장할 수 있다”며 “브랜드 가치가 있는 회사는 소비자들이 외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 이사는 과거 이 같은 요건을 적용해 투자했던 종목들의 사례로 카메라 모듈업체 파트론과 LED(발광다이오드) 부품업체 LG이노텍, 원전 설비업체 한전KPS,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 영원무역과 한세실업을 들었다.
○지주회사, 게임주 유망
정 이사가 최근 유망주로 꼽은 주식들은 지주회사다. 배당주로서의 매력과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이사는 “현재 개별 기업들이 각각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지주회사 중심으로 전환 중”이라며 “결국 지주회사가 그룹의 핵심이 되고 최대주주는 지분율을 높게 가져갈 것이어서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연관 게임 사업에도 진출했고 어느 정도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게임주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중견 게임업체들은 카카오톡 기반 게임주가 크게 오를 때 소외받는 모습이었다”며 “이 와중에도 일부 중견 게임주는 카카오톡 기반 게임을 육성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고 있어 최근 주가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엔터테인먼트주나 미디어콘텐츠주, 2차전지·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중소형주는 성장성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봤다. 정 이사는 “엔터주는 글로벌 성장세가 주춤한 느낌”이라며 “미디어콘텐츠주는 중국의 자체 제작 능력이 향상되면 도전받을 것”이라고 했다.
○성장주, 배당주 기로에 서있는 삼성전자
삼성전자에 대해선 “기로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성장 동력을 발굴해 ‘성장주’로 대접받을 것인지, 아니면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배당주’로 자리매김할지 정해야 하는데, 아직 불확실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순매수세에 대해선 ‘애플의 전철’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이사는 “초기 아이폰으로 성장주 지위를 누렸던 애플은 경쟁 심화로 주가가 빠지자 ‘주주환원정책’을 늘려 ‘배당주’로 대접받았다”며 “아이폰6의 성공 이야기가 솔솔 나오면서 다시 성장주로 대접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들도 삼성전자가 배당주로 바뀌었다가 내년 이후 다시 ‘성장주’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최근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기 절정의 ‘배당주 펀드’에 대해선 “배당주들은 주가가 급등했지만 그만큼 배당을 늘릴지는 의문”이라며 “배당수익률이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배당을 늘릴 만한 종목’을 발굴하는 게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