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창조경제시대] 진영환 삼익THK 회장 "사람 중심 경영으로 '노사분규 0'…매출 3000억 돌파 밑거름 됐죠"
“최근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보면 이익에 눈이 멀어 사람을 소홀히 하다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과거 선배 경영인들의 사고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윤 창출이 기업의 목적이지만 그 활동 중에는 사람을 중심에 둬야 하고 도외시해서는 안 됩니다.”

산업설비 자동화 부품 분야에서 1등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삼익THK 진영환 회장(67·사진)의 말이다. 진 회장은 ‘정도(正道)경영’의 신봉자다.

“정도를 벗어난 경영은 단기적으로는 승리의 지름길인 듯이 보이지만 결국은 패배의 지름길”이라며 “정도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면 얼마를 손해 보든 개의치 말고 그 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진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세월호 사고 또한 우리 사회의 물질만능주의와 경직된 조직 시스템이 한데 모여 발생한 인재”라면서 “상생·협력, 유연한 조직문화, 사회적 신뢰, 연결망 등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활용한 기업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회장이 강조하는 정도경영의 밑바탕에는 ‘인간존중’과 ‘고객만족’의 경영론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인간존중과 고객만족의 경영론을 바탕으로 한 정도경영만이 세계적인 초우량기업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세상이 좋아지면 사람이 돈 쓸 일이 많아진데이. 자동차도 사고 자동차 사면 유지도 해야 하고 전부 휴대폰 하나씩 들고 다니던데 그것도 사야 안 하나. 우리 직원들한테도 그런 데 쓸 돈을 줘야 안 맞겠나?” 진 회장이 임원진을 모아놓고 한 말이다. 항상 직원들을 배려하는 진 회장의 인간존중 경영철학을 보여주는 일화로 유명하다.

삼익THK의 전신은 1960년 문을 연 ‘삼익공업사’다. 초기 삼익공업사는 철공용 줄을 생산, 판매하는 회사였다. 창업주인 고(故) 진우석 명예회장은 1950년대 후반 줄의 중요성을 미리 파악하고 형제들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의 성장 배경에는 세 가지 ‘정’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이 있다. 올바른 길을 걷는다는 ‘정(正)’과 창업 정신을 이어받은 열정의 ‘정(精)’, 직원과 회사 고객과의 신뢰를 중시하는 ‘정(情)’ 등 세 가지다.

진 회장은 “인간 존중의 회사 분위기는 반세기 동안 노사분규 0건, 이직률 3%라는 대업을 이뤄냈고 매출 3000억원대를 돌파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소개했다. 진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최고의 복지를 제공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삼익THK는 고용노동부 선정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회사 측은 직원들에게 우리사주 주식을 갖도록 매칭펀드로 지원하고 있다. 학자금 지원은 물론 사원 아파트까지 제공한다. 진 회장은 “노사 갈등과 대립보다는 공생 문화가 예전부터 정착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무리 힘든 시기일지라도 꾸준히 사람을 고용해 ‘삼익의 인재’로 만들어냈다”며 “새로운 인재들과 기존 임직원들이 함께 어울리며 만들어내는 것이 회사가 끊임없이 성장하는 밑거름”이라고 설명했다.

사회공헌에서도 적극적이다. 2004년부터 ‘삼익장학회’를 운영하면서 영남대(2009년)와 계명대(2010년)에 거액의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대구 월성종합복지관, 달서노인종합복지관 등과 연계해 장애인와 함께하는 ‘생애 기쁜 나들이’, ‘김장김치 나누기’, ‘연탄나누기’, ‘어르신 위안 잔치’, ‘교복 나눔 사업’ 등 사회 약자를 위한 지원 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건강한 사회 구현을 위해 대구축구협회, 양궁협회, 배구협회 등에 대한 지원도 함께 해오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대구시로부터 ‘메세나상’도 받았다. 진 회장은 “기업은 이윤을 창출해 종업원의 복지에 힘쓰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최근 벌어진 세월호 참사는 기업에 사회적 책임과 인간 존중이라는 기본에 대한 진지한 화두를 던져준다”고 했다.

그는 “깨끗하고 건전한 기업만이 오래도록 존경받는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지금까지 견지해온 ‘정도경영’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