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워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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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가 앞으로 달러화를 대체할 겁니다.”

‘상품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사진)은 18일 “20세기는 미국의 세기였지만 21세기는 중국의 세기”라며 “미국이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 최고의 채무국이라 장래를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위안화 부상으로 위안화 허브를 추진 중인 한국이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그는 “김정은 체제 3년차에 들어선 북한은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며 “통일에 대비해 한국 주식에도 관심을 가질 때”라고 했다.

로저스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위안화의 부상과 통일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아시아경제공동체재단과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비즈니스워치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강연엔 주식 및 상품시장 투자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중국 위안화 부상…한국 최대 수혜처

로저스 회장은 강연에서 중국 경제 발전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 위안화만큼 신뢰할 수 있는 화폐가 없다”며 “나 자신도 법적 한도에서 살 수 있는 만큼 위안화를 계속 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달러는 보험 차원에서 일부 가지고 있을 필요는 있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그는 “향후 2~3년 내 금융시장이 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며 “사람들은 위기시 달러 자산을 ‘피난처’로 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안화는 강세 추세지만 중국 정부의 절상 속도는 더디다고 지적했다. 로저스 회장은 “중국은 2005년도 위안화 절상을 시작했지만 최근 속도를 매우 늦추고 있다”며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로 지난 35년간 어마어마한 외환보유액을 쌓았는데도 아직도 걱정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위안화 부상의 최대 수혜처는 한국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로저스 회장은 “미국 달러가 기준 통화가 되면서 캐나다 달러도 덩달아 부상했다”며 “한국 원화 역시 위안화의 위성통화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위안화 허브 정책에 대해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한·중 무역 규모가 큰 만큼 홍콩, 싱가포르에 비해 위안화허브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의료, 오염처리, 철도에 주목

10월로 예정된 후강퉁(상하이-홍콩 주식시장 교차매매)을 시작으로 중국 증시 투자 기회는 한층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중국 내 주식 투자처로는 철도, 의료, 금융, 오염처리, 농업 등을 꼽았다. 그는 “엄청난 돈이 깨끗한 중국을 만드는 데 투입되고 있다”며 “특히 의료 및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일한국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주 북한을 방문했는데 2007년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됐다”며 “김정은 체제 3년을 맞은 북한에선 지금 엄청난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나진·선봉 지역에서는 중국인뿐만 아니라 러시아인들이 교역 및 인프라 투자를 위해 북적대고 있다”며 “통일한국의 잠재력과 가치를 생각하면 지금부터 한국 주식에 관심을 가질 만한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로저스 회장은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창립해 최고 4200%의 수익을 올린 전설적인 투자자다. 그는 19일에는 인천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아시아 경제통합과 한반도 통일의 전망’을 주제로 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 기조강연을 한다. 박세일 한반도재단 이사장, 페리 멀링 컬럼비아대 교수, 마이클 그루브 런던대 교수 등이 각각 남북통일, 국제통화시스템, 기후변화를 주제로 발표한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