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확정한 가운데 주요 지주사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주사가 하반기에 도입될 예정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밸류업 세제 지원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밸류업 프로그램 본격 가동…지주社 주가 일제히 우상향
한화㈜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3.13% 오른 2만6350원에 장을 마쳤다. LS㈜(2.16%), LG㈜(1.91%), 롯데지주(1.76%) 등 다른 지주사 주가도 이날 코스피지수(1.32%)보다 많이 뛰었다.

이날 주요 지주사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보인 이유는 정부가 지난 2월부터 추진해온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 시행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한국거래소는 상장 기업의 밸류업 공시 요건을 정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했다. 밸류업 목표 설정부터 이행, 평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알리도록 하는 내용이 이 가이드라인에 담겼다.

지주사는 밸류업 프로그램 본격화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준으로 저평가 상태인 종목이 많고, 배당을 통해 안정적인 주주환원을 할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 등 6개 지주사 중 4개의 PBR은 24일 기준 0.5배에 못 미쳐 유가증권시장 평균(0.98배) 대비 낮았다. 배당수익률도 6개 종목 중 4개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평균(2.72%)보다 높았다.

늘어난 주주환원에 대한 법인세 감면,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지원 방안이 하반기에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이들 종목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지주사가 혜택을 받기 위해 주주환원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주주환원 확대는 단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가장 확실한 성과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주사가 상속세 납부 문제와 관련해 밸류업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관순 SK증권 기업분석1팀장은 “국내 지주사는 창업자의 3~4세 경영으로 내려오면서 상속세 납부를 위해 보유 지분의 상당 부분이 대출 담보로 설정됐다”며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 기업 지배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주가가 상승하면 일부를 매도해 대출금을 갚을 수 있다는 점도 이들 기업이 밸류업에 참여할 유인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