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현우는 트로트의 매력은 돌려 말하지 않는 점이라고 말했다. 직설적이고, 알아듣기 쉽게 바로 꽂히는 느낌이 좋단다. 어쩌면 그도 그런 사람이다. 좋으면 좋은 대로,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하지만 어느새 그도 나이를 먹었고 단체 생활이 중요한 군대를 통해 조금 더 참을성이 생겼다. 또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법을 배웠다.







“군대에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니까 외롭더라고요. 저희 부대가 큰 부대였는데 저랑 비슷한 나이대가 두 사람이었어요. 그마저도 저희 타생활관이었고 보직이 달랐어요. 그러다보니 저보다 어린 친구들의 고민들을 들어주고 상담해줬어요. 그런데 막상 저는 상담할 상대가 없더라고요. 저도 같이 유치한 행동을 하면 나잇값 못한다고 그럴 것 같기도 했어요. 생각이 많아진 것 같아요. 성격이 죽었죠. 참다 보니까 참는 게 늘었어요. 현장에서도 부딪칠 일이 많은데 ‘이유가 있어서 그랬겠지’라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요.(웃음)”



◆ 현장에서 책임감 커진 이유?



지현우는 현장에서 어른이 되어간다는 느낌이 들었단다. 오지랖이 넓어진 것 같다고. 이제는 나름 중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웃어 보인다. 스스로도 이런 변화가 놀라운 모양이다. 아무래도 자신보다 어린 친구들과도 호흡을 맞춰야하는 상황이 늘다보니 책임감이 커진 것 같단다. 중간에서 잘 이끌어야 된다고. 상대 배우가 최대한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노력했다. 그래서인지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신성록 형은 연기를 멋있게, 느끼하지 않게 하더라고요. 현장에서 봐도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유일하게 이 드라마에서 멋있는 역할이에요.(웃음) 남자주인공 같았죠. 제가 봐도 저런 남자 멋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능력되고 뽐내지 않고, 뽐내도 재수 없지 않게 뽐내죠. 별이도 좋았어요. 영화 ‘역린’할 때 영화관에서 봤는데 심각한 신들인데 귀여워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그 친구가 캐스팅됐다고 해서 좋았죠. 연기도 잘해요. 현장 스태프들이 놀랄 정도로 잘해서 좋아했죠.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별이가 엉덩이 두들겨 줄 때 웃겼어요. 마지막날 춘희 안고 울고불고 하는데 ‘왜 내 앞에서 안 우나’ 그랬어요. 그래서 ‘너희 언니한테 연락해’ 그랬죠.(웃음)”



"대중이 보는 이미지와 마니아 분들이 좋아하는 이미지가 나뉜다"고 한다. 마니아들은 ‘메리대구 공방전’의 지현우를, 보통 여성들은 SBS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나 ‘올드미스 다이어리’(이하 ‘올미다’)의 지현우를 좋아하는 것 같단다. 하지만 스스로는 할리우드 배우 애쉬튼 커쳐나 조쉬 하트넷의 느낌을 좋아한다고. 조쉬 하트넷의 분위기와 어둡고 외로운 느낌, 애쉬튼 커쳐의 개구쟁이 같은 느낌을 섞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단다. 특히 ‘올미다‘의 연하남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은 그는 원조 연하남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원조 연하남이요?(웃음) 지금 연하남 배우 분들은 다들 연기를 잘하시는 것 같아요. 지금 그분들은 알고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올미다’를 찍을 때 스물한 살이었어요. 서른 살 여자의 감성을 어떻게 알겠어요. 그 때가 올드미스라는 단어도 막 생길 때였어요. 예지원 누나는 11살 차이나는 선배였고 제가 여자의 감성을 어떻게 알겠어요. 대본을 보는데도 모르겠더라고요.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나이 차가 많이 나 보일 수도 있으니까 웃지 말라고 했어요. 극 중에선 세 살 차이니까요. 그러다보니 초반에 싸가지 없는 캐릭터가 되고 그랬죠. 간혹 옛날 영상을 보면 ‘풋풋했네’라는 생각이 들죠.”







◆ 아날로그-요가-키엠백병-연기...지현우의 모든 것



지현우는 작품을 선택할 때 감독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 지금은 같이 하는 사람들도 보지만 가장 중요한 건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그래서 드라마의 경우 완고를 볼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단다. 보통 1~3부 정도를 보고 선택해야 되는 모험이기 때문. 또한 주로 ‘로코’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발산한 지현우는 메디컬 또는 법정드라마처럼 진중한 장르를 해보고 싶단다. 멜로보다는 스토리가 주가 되는 SBS `신의 선물-14일’이나 OCN ‘뱀파이어 검사’ 같은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진중하고 퀄리티 좋은 영화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군대에서 KBS1 ‘정도전’을 정말 재밌게 봤어요. 말년에 SBS ‘인기가요’ 볼 시간에 ‘정도전’ 봤죠. 아마 최악의 선임이었을 거예요.(웃음) 사극도 해보고 싶죠. 유동근 선배와 박영규 선배와 호흡을 맞춰보고 싶어요. 박영규 선배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한 번 뵌 적이 있긴 한데 또 만나고 싶어요. 선배님들이 진심을 다해서 연기하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어요. 진심을 다해서 하시니까 특별한 효과가 없어도 그게 그대로 전달된다는 느낌이었어요. 대사들도 죽이더라고요. 사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배우는 역할에 대한 변호사다. 때론 대사가 이해가 안 되더라도 이 캐릭터의 입장에 대해 전달하고 이해가 되게 만들어야 해요. 시청자들을 설득해서 이해하게 만드는 게 배우의 일이잖아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실제로는 아날로그적인 걸 좋아한다. 기계도 잘 못 다루고 컴맹이란다. 트위터도 주위의 권유에 잠깐 했었지만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고. 인증해야 되는 게 너무 많아 포기 상태란다. 지현우는 사람들과 일대일로 직접 이야기하기와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군대에서 독서를 통해 위로 받았다고. 요즘에는 요가도 한다. 원래 웨이트를 했지만 운동을 하다가 다친 손 때문에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명상에도 좋은 요가를 시작했다. 스스로도 차분해진 것 같단다.



“손은 운동하다가 다쳤어요. 군대에서 팔 아프다고 훈련 빠지면 엄살떠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싫고 그래서 그냥 참여하고 그랬죠. 그런데 어느 날 병원에 갔는데 키엠백병이라고 하더라고요. 뼈가 식빵이 썩는 것처럼 그렇게 되는 병이에요. 그런데 수술하면 흉터자국이 크게 난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죠. 처음엔 기타도 못 칠 정도로 안 좋았는데 이제는 기타는 칠 수 있어요. 지금도 무게 있는 걸 드는 건 힘들어요. 그렇게 요가도 하게 됐죠.”



당분간은 쉬면서 공부도 많이 할 예정이다. 스스로를 조금 더 채워넣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현우라는 배우에 대한 신뢰도를 쌓고 싶다고. 특히 그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보였다. 가끔은 이만큼 열의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고. 마지막으로 그는 모두들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단다.



“네모나게 살았어요. 안 맞으면 안 맞는 거지 했죠. 거침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물음표를 던져요. 왜 안 맞을까? 이렇게 하면 어떨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이왕이면 같이 가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분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고민하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네가 좋아하는 걸 하라고 해요. 예전에 자기 계발서도 꽤 읽었는데, 포인트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거예요. 저 역시 유일하게 열정을 가지고 하는 일이 이거구요. 다른 것 할 때는 많이 자고 뭔가를 해도 살아있지 않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현장에서 두 시간 자고, 예민해지기도 하지만 재밌어요. 제가 열의를 갖고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웃음)”(사진=와이트리미디어)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sy7890@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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