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외형과 수익이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상장사 전체 성적에 영향을 줬다. 상장사 영업이익 감소분의 41%가 삼성전자 몫이었다.
[12월 결산법인 상반기 실적] 電·車 부진 여파…상장사 영업이익 11%↓
○삼성전자 부진, 전체 실적에 여파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일 발표한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으로 작년 상반기와 비교 가능한 493개사의 매출은 906조74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5% 줄었다. 영업이익은 48조7506억원으로 11.73% 축소됐다. 순이익만 37조4754억원으로 소폭(0.36%) 늘었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의 여파가 컸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매출 증가율은 0.37%로 전년 동기보다 오히려 늘었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삼성전자를 빼면 10.41%였다.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의 3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폭이(-14.39%) 컸던 탓이다. 지난 1분기 전체 상장사의 영업이익 규모는 늘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보면 나머지 상장사 영업이익은 줄어들었던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상장사들의 순이익도 5.52%로 증가폭이 컸다.

그나마 순이익 규모 상위 종목 중 SK하이닉스(31.15%)와 LG전자(184%) 한국가스공사(83.96%) 등의 이익률 증가가 삼성전자의 빈자리를 메웠다. 남기윤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 대형주 중에서도 대표적인 수출주들의 실적 부진이 상장사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3분기 실적이 상향조정되고 있는 업종은 보험, 증권과 같은 내수주와 IT가전업종”이라고 말했다.

○통신 적자전환…건설 부활

업종별로 전체 17개 업종 중 통신, 운수장비, 철강금속, 화학 등 8개 업종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 통신업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도 97% 급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포함된 운수장비업종의 영업이익도 40% 줄었다.

건설업종의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 속에 영업이익은 352% 늘고 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의료정밀(456%), 운수창고(221%) 업종의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늘었다.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전기전자업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4.08% 느는 데 그쳤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강원랜드(35.83%)였다. 신한(30.99%) KT&G(27.94%) SK하이닉스(27.93%) 엔씨소프트(27.93%)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상장사의 올 상반기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38%, 매출액순이익률은 4.13%였다. 1000원짜리 상품을 팔아 54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이 중 41원을 순이익으로 남겼다는 의미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영업이익률은 0.71%포인트 줄었지만 순이익률은 0.02%포인트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 흑자로 전환된 기업(전년 동기 대비)은 한국전력공사, 동양, 현대시멘트, 두산인프라코어 등 52개사였다. 한화, 삼성중공업 등 44개사는 적자 전환했다. KT와 현대중공업은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상장사들의 재정 건전성은 다소 나아졌다. 올 상반기 연결 부채비율은 130.29%로 지난해 말보다 0.11%포인트 감소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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