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28일 오전 5시27분

68년 역사를 가진 토종 건전지업체 ‘로케트전기’가 매물로 나왔다.

광주지방법원에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로케트전기에 대해 관리인이 법원과 협의를 거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로케트전기는 주요 회계법인에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다음달 중순 매각주관사를 정하고 10월 중 매각 공고를 내게 된다.

로케트전기는 지난 3월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작년 매출 787억원, 97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매각가는 이 회사 청산가치인 406억원 수준을 크게 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법원이 지정한 로케트전기 조사위원인 한울회계법인은 로케트전기의 계속기업가치를 청산가치보다 3억원 많은 409억원으로 법원에 보고했다.

1946년 설립된 로케트전기는 1990년대 중후반까지 국내 건전지 시장에서 1위를 달렸다. 하지만 1998년 약 800억원을 받고 듀라셀 건전지를 생산하는 P&G(당시 질레트)에 ‘로케트 건전지’ 브랜드를 판 후 사실상 단순 하도급 업체로 전락해 내리막길을 걸었다. 로케트전기는 2차전지와 바이오 등 신규 사업을 추진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현재 건전지 시장은 P&G와 에너자이저 등 외국계가 장악하고 있으며 로케트전기의 시장점유율은 7% 수준이다.

로케트전기의 주채권금융회사는 은행권이 세운 민간 자산관리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다. 유암코는 산업은행으로부터 이 회사 채권 300억원어치를 넘겨받았다. 김종성 로케트전기 회장이 소유한 서울 역삼동 사옥은 산업은행과 삼성저축은행에 담보로 잡혀 경매가 진행 중이다. 이 건물의 시세는 230억~260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