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 거스른' 의장단 투표가 원인…제명 요구·소송 등 내홍 확산

경기지역의 일부 기초의회 의원들이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당론을 따르지 않고 독자행동을 했다가 동료의원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6일 용인시의회와 이천시의회 등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용인시의원 10명은 지난 20∼21일 충남지역으로 단합대회를 다녀왔다.

당내 소속 의원은 모두 14명이지만 시의회 의장선거 당시 당론을 따르지 않은 4명에게는 참석의사조차 물어보지 않았다.

용인시의회 재적의원은 총 27명이어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이 당론대로만 투표했다면 의장을 배출할 수 있었지만 이들이 당론을 거스르고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단합대회에 참석한 한 시의원은 "10명 만이라도 단합해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해보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따돌림을 당한 한 시의원은 "소신껏 투표했을뿐인데 참으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천시의회 새누리당 의원들은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당론을 거스르고 독자행동을 한 김문자 의원에 대해 깊은 앙금을 갖고 있다.

이천시의회는 새누리당 5명, 새정치민주연합 4명으로 구성돼 의장단 구성에서 새누리당이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의장으로 지지하는 대신 그들의 지지를 받아 부의장에 당선됐다.

이런 과정 속에 자치행정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5자리 중 4자리를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들이 차지할 수 있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김 의원을 만장일치로 출당 제명하기로 의결하고 경기도당에 제명을 요구했다.

이밖에 광명시의회도 당내 집안 싸움과정에서 선출된 시의회의장이 불신임을 받고 16일 만에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애초 시의회는 재적의원 13명 가운데 7명(새누리당 5명, 새정치민주연합 2명)만이 참가한 가운데 전반기 의장에 새정치민주연합 조화영 의원, 부의장에 새누리당 이병주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그러나 당시 조 의원의 독자행동에 불만을 품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 5명은 추후 세를 규합, 조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의결하고 같은 당 소속 나상성 의원을 새 의장으로 선출했다.

의장직에서 물러난 조 의원은 "시의회를 파행으로 이끈 것은 임시회 참석을 거부한 같은 당 소속 동료 의원들"이라며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불신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불신임 임의의결 무효 소송을 냈다.

이처럼 도내 일부 기초의회에서 의장선거를 둘러싼 갈등과 의원간 왕따가 발생하면서 집행부에도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시민의 대표로 선출된 시의원들이 본분을 망각한 채 자리싸움에 몰두하는 바람에 집행부마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처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용인연합뉴스) 강창구 기자 kcg3316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