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제조업계의 표심을 잡기 위해 수입규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국내업체와 경쟁하는 수입품목에 대해 이례적으로 높은 반덤핑관세율을 잇달아 부과하고 있어 한국 업계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로펌 및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달 중순 한국 대만 등 8개국 철강업체의 유정용(원유시추용) 강관에 대해 10~118%의 반덤핑 관세를 최종 부과한 데 이어 최근 한국 철강업체의 수출 품목인 부식방지 탄소강판을 ‘워치 리스트’(감시대상품목)에 올려놓았다. 상무부는 지난달 말 중국 및 대만산 태양광 전지 및 패널에 대해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리면서 10.74~55.49%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 6월 중국 태양광 패널업체들에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19~35%의 상계관세를 부과한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린 것이다.
워싱턴에 있는 로펌의 한 통상전문 변호사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 반덤핑 관세부과에 대해 “미 상무부가 자체 규정까지 어기면서 내린 정치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 철강업체들이 요구한 관세는 대략 7%였는데 상무부는 이보다 높은 9.89~15.75%를 부과했으며 정해진 기한을 어기면서 추가적인 자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상무부가 지난 2월 예비판정에서 무혐의 결정을 내리자 US스틸 등 철강업체와 노조가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그후 50여명의 연방 상원의원이 페니 프리츠커 상무장관에게 예비판정을 재고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자 상무부가 판정을 뒤집었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의 대니얼 이켄슨 무역정책연구소장은 “반덤핑 관세율 산정이 오바마 행정부의 정치적 고려에 의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선 것은 국내 정치 상황 때문이다. 오바마 민주당 정권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상원 다수당 의석을 지키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마저 장악하지 못하면 조기 레임덕이 불가피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간선거가 미 철강업체에 큰 선물을 안겨줬다”며 상무부가 노조의 표심을 얻는 데 동원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간선거와 내년 이후의 대선국면에서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며 “한국 정부와 업계 차원에서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의 영향을 소비자들이 며칠 내에 체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미 대형 소매업체 타깃은 4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보도자료에서 '트럼프 관세' 여파로 조만간 상품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예고했다.브라이언 코넬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이후 CNBC방송 인터뷰에서 "타깃은 겨울철 멕시코산 농산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이번주부터 과일과 채소 가격을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25% 관세가 부과된다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은 며칠 내에 가격 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딸기, 아보카도, 바나나 등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지목했다.미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코리 배리 베스트바이 CEO는 같은 날 실적발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효로 미국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을 경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배리 CEO는 "전 품목에 걸쳐 공급업체들이 일정 수준의 관세 부담을 소매업체에 전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자제품 공급망을 중국과 멕시코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미국 소비자들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베스트바이에서 중국과 멕시코에 공급망을 의존하는 제품 비중은 각각 55%, 20%에 달한다고 부연했다.그는 "무역은 우리 사업과 산업에 매우 중요하다"며 "가전제품 공급망은 매우 글로벌하고, 기술적이고 복잡하다"고 강조했다.타깃과 베스트바이는 이날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작년 4분기 실적을 냈지만, 관세 및 소비심리 약화로 1분기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는 전망을 내놓
미국 주요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인 레딧의 공동 창업자가 틱톡의 미국내 사업권 인수전에 뛰어든다.레딧 공동 창업자이자 벤처 투자가인 알렉시스 오하니언은 4일(현지시간) SNS 엑스(옛 트위터)에 "나도 공식적으로 틱톡 미국 사업을 인수하고, 이를 온체인(on-chain)으로 가져오려는 사람 중 한 명이 됐다"고 밝혔다.틱톡을 인수하고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그는 "틱톡은 크리에이터들에게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그 미래는 그들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오하니언은 2005년 6월 대학 룸메이트였던 스티브 허프먼과 레딧을 창업했다. 그는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구단주였던 부동산 재벌가 프랭크 맥코트가 이끄는 틱톡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맥코트는 전날 오하니언을 틱톡 인수를 위한 SNS 분야 전략 고문으로서 영입한다고 밝혔다.맥코트 외에 기술 기업가 제시 틴슬리와 유명 유튜버 미스터 비스트 등이 꾸린 투자자 그룹도 입찰에 참여했다.틱톡은 이른바 '틱톡금지법' 시행을 목전에 둔 1월 19일 미국에서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지 조치 시행을 75일 연기하면서 서비스를 복구했다.트럼프 행정부가 틱톡 인수자를 물색하는 가운데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를 매각하는 대신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미국 상무부 장관이 타협안을 발표할 수 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멕시코 인사들이 종일 저와 통화하며 자신들이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노력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와 협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며 "저는 그가 그들과 함께 뭔가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세 부과) 유예는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이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언급했다.또 "그들이 더 하면 중간 지점에서 만날 것이고, 우리는 아마 그것을 내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거론하며 "그들이 규칙을 따른다면 대통령은 구제 방안을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면 관세를 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러트닉 장관은 같은 날 CNBC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멕시코가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관세 부과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관세 부과로 인해 단기적인 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